공정위 롯데마트, 국세청 롯데칠성 조사...신동빈 회장, 그룹계열사 사장단 회의 후 출국

지난 12일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깜짝 방문한 신동빈 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임직원들과 함께 매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제공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롯데그룹을 향한 사정당국의 칼날이 다시 조여오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서울국세청으로부터 연거푸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은 롯데마트와 롯데칠성이다.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롯데마트는 후행물류비와 관련 이른바 갑질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서울지방국세청이 롯데칠성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재계는 롯데그룹을 우려스런 눈길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그룹의 총 사령탑인 신동빈 회장은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없는 상태다. 1월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 오사카로 출국했기 때문이다. 

공정위·국세청 조사받는 롯데

신동빈 회장이 보석결정으로 풀려난 후 롯데그룹은 다시 활기를 찾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사정기관들이 잇달아 롯데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공정위가 롯데마트의 갑질 의혹에 대해 강력한 조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난 1월에는 서울지방국세청이 롯데칠성에 특별세무조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현재 롯데그룹 산하의 롯데마트를 조사 중이다. 롯데마트가 물류과정에서 발생되는 '후행물류비(물류센터에서 매장까지 상품을 운반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를 납품업체에 떠넘겼다고 보고 있어서다. 이른바 갑질 의혹이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통상 후행물류비는 매출액의 7~10%에 달한다. 공정위는 롯데마트가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300여곳에 달하는 남품업체에 운반비용을 넘기는 수법으로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 내부에서는 롯데마트에 최대 4000억원대의 '역대급'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의 조사에 대해 롯데마트는 '관행'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물류센터가 생기기 전까지는 납품업체가 직접 상품을 운반했는데, 업계의 관행이었다는 해명이다. 공정위는 3월 중 롯데마트의 제재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공정위의 역대급 과장금보다 국세청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롯데칠성의 세무조사에 나선 곳이 바로 '기업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조사 4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롯데칠성은 지난해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세무조사 유예 혜택을 받은 바 있다. 국세청의 이번 조사가 단순한 조사가 아닌 특정한 혐의를 인지한 특별조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다른 사정기관들 역시 롯데칠성에 대한 국세청의 갑작스런 세무조사를 주목하고 있다. 검찰 내 한 관계자는 "국세청 조사4국이 움직였다고 해서 롯데 관련 내용을 재차 점검했다"며 "상황만 보면 국세청이 뭔가를 쥐고 확인하는 과정으로 것처럼 느껴진다"고 귀띔했다. 

재계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롯데칠성은 지난해 8월 새롭게 출범한 롯데지주에 흡수합병된 4개의 계열사 중 한곳"이라며 "지배구조 개편 과정이 세무조사의 단초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위기감 고조에도 회장님은 출국

사정당국이 예리한 칼날이 롯데를 겨누고 있지만 신동빈 회장은 현재 국내에 없는 상태다.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출국배경은 현재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롯데그룹은 일단 현재의 상황에 대한 대처에 나선 상태다. 지난달 23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고 대책마련에 돌입했다. 특히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 배경 파악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재등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정당국의 본격적인 제재가 시작되면 롯데그룹 내 일본주주들의 마음을 신동주 회장이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동빈 회장이 갑작스레 일본으로 날아간 것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일본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방편이란 해석도 있다. 

실제 신 회장은 지난 16일에 한차례 일본을 다녀온 바 있다. 보름도 되지 않아 다시 출국한 셈이다. 롯데지주 측은 "신 회장 일정은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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