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시 글로벌 LNG 시장 56%이상 점유…잠수함 등 방산 부문 강화될 듯

현대중공업 그룹 사옥 전경.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면서 메가 조선사 탄생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합병되면 글로벌 LNG(액화천연가스)시장의 50%이상 점유율을 가진 거대 조선사로 탈바꿈 될 예정이다. 일단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주 채권자인 KDB산업은행이 이날 현대중공업 인수 안건을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입장을 최종 발표한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를 두고 산은과 협의 중이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를 보유하고 있고, 채권단 중에서 최대 주주다. 지분 가치는 시가 기준으로 2조원을 훌쩍 넘는다.

글로벌 LNG시장 경쟁력 확보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는 목적은 글로벌 LNG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의도가 크다. 국내 조선업계 1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발주된 LNG선박 76척 중 25척을 따냈고, 업계 2위인 대우조선해양이 18척을 수주했다.

양사가 수주한 물량은 전 세계 56% 가량이다. 국내 빅 3조선사의 글로벌 LNG시장 점유율은 91.3%로, 지난해 세계에서 발주된 143억 달러 규모 가스선 가운데 131억 달러를 수주했다.

여기에 LNG시황이 개선되는 것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일자리 전망 보고서는 올 상반기 조선업 일자리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4년 만에 증가로 돌아선 것이다. 물론 조선업 고용이 개선되기까지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주체가 현대중공업밖에 없다는 시각이 많았고, 현실화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양사 합병은 글로벌 LNG 시장 출혈 경쟁을 막는 차원이면서도,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빅2 라는 재편의 의미도 있다. 이에 관련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양사가 합병되면 글로벌 LNG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현대중공업 측은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등 방산무기와 관련한 기술력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방산시장으로 진출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건조된 대우조선해양 잠수함. 사진=대우조선해양

양사 노조ㆍ공정위 넘어야 

넘어야 할 산도 분명 존재한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노조를 설득하는 일이다. 양사 노조는 조선업계가 최근 들어 일감확보라는 당면한 문제로 구조조정과 함께 유급 휴직을 하는 상황에서 합병을 반대할 공산이 크다. 양사 합병시 경영효율을 위해 추가적인 인력 감축 등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 강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하는 식이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라는 걸림돌도 넘어야 한다. 국내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라는 3개 조선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독과점 구조이기 때문. 조선업이 중후장대 산업이자 장치 산업인 만큼 공정위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중소형 조선사의 구조조정도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근본적인 것은 일감부족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우디 아람코 측에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 매각대금으로 산은의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사들일 것이란 예상이다. 현대오일뱅크 지분 가치는 1조 800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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