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상품 모객 허위 부풀려 대체 상품 유도 의혹…“최저 인원 미달 책임 없어”

사진=참좋은여행 홈페이지 캡처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삼천리자전거그룹 주력 계열사 참좋은여행이 사라지지 않는 업계 관행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소환됐다. 최소 마진 인원이 미달되자 일방적인 여행 상품 취소 후 대체 상품을 안내해 소비자로부터 불만이 터져 나온 것.

참좋은여행 측은 약관에 따른 여행상품 취소라는 입장인 반면, 이에 불만을 품은 소비자는 미끼 상품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3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참좋은여행사에 대한 불만을 담은 글이 ‘여행업계 관행 타파’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글 내용의 핵심을 보면 마진을 남길 수 없는 인원이 차지않자 상품을 없애 버리고 대체 상품을 유도하는 식의 관련업계 관행에 불만과 타파를 주장했다.

이글을 남긴 정성수(서울 성북구ㆍ62세)씨의 사연은 이렇다. 올해 1월 환갑을 맞은 아내를 위해 지난달 28일 참좋은여행사 홈페이지를 통해 동유럽과 발칸반도로 구성된 상품번호 EPP4066를 예약하고, 같은 달 29일 부부 예약금 60만원을 입금했다. 이 여행 상품가격은 176만8000원으로, 여행지 출발은 2월 1일이었다.

예약 당시 홈페이지에 기록된 예약 인원은 18명이었고, 부부가 예약금을 입금하면서 20명이 찼다고 한다. 정씨는 올해 1월 아내가 환갑을 맞은 환갑기념으로 해당 상품을 골랐다. 이후 정씨의 아내는 쇼핑을 하며 여행 준비를 했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모객 미끼상품?

하지만 여행 출발 일주일 남겨둔 지난 23일 모객 모집 인원 미달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참좋은여행사 측은 정씨에게 예약했던 다수의 고객이 해당 상품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유럽 여행시 장시간 비행이 불가피해 국적기를 이용하려고 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해당 상품 유럽 노선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이었다.

정씨는 EPP4066 상품이 모객 과정에서 사용되는 미끼상품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예약 당시 모집된 고객이 18명이었는데, 이들 모두 여행상품을 포기할리 없다는 주장이다. 한달 전 예약을 해서 여행비용이 저렴하고, 2월 1일 출발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상품이 가격이 오르는데, 이 같은 상품을 취소할리 없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달리 보면 최소 마진을 남길 수 없는 인원만 모객 된 경우 상품을 없애고, 소비자에게 다른 상품을 내세워 마진을 남기는 식의 관련업계 관행이라 볼 수 있다. 미끼 상품을 던지고 출발이 임박해 취소를 유도하며 높은 마진 상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사전에 항공블록을 잡고 모객을 하는 여행업계 구조상 여행사들은 패널티를 내지 않으려면 정해진 인원을 채우거나 패널티가 적은 시점에서 취소하는 것이 유리하다.

정씨의 경우도 출발 확정 최소 인원이 차지 않아 출발이 불가해 또 다른 유럽 여행 상품을 안내했지만, 기존 상품과 달리 발칸반도 여행은 빠졌다.

그는 투어이천 여행사를 통해 1인당 229만원을 지급하고, 부부동반으로 동유럽과 발칸반도로 구성된 여행을 앞두고 있다. 참좋은여행사 상품보다 1인당 40~50만원의 여행비용을 더 지급했지만, 정작 실망한 것은 관련업계 관행과 미끼 상품 의혹을 사게 한 대목이라고 한다.

참좋은여행사 측도 지난 28일이 돼서야 투어이천 여행사에서 예약했던 상품을 대안으로 뒤늦게 제안했다. 그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앞으로 참좋은여행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진=참좋은여행 홈페이지 캡처

“회사 책임 없다”

이에 대해 참좋은여행사 측은 모객 인원 미달로 인한 상품 취소는 사측의 책임이 없다는 설명이다. 참좋은여행사 관계자는 “출발 최저 인원이 되지 않으면 기획 상품은 취소되고, 예외적인 경우는 없다”며 “모객 인원 미달은 회사도 고객도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EPP4066 기획 상품 구성엔 문제가 없다”며 “해당 상품 취소 후 대체 상품으로 갈아탄 고객이 다수 있다”며 미끼 상품 의혹을 일축했다. 다만 상품 바꾼 인원은 내규상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참좋은여행사 측은 기획 상품의 경우 대체 상품을 대비하고, 여행 상품을 구매 후 자의로 취소하는 경우 7일전 30%, 9~8일전 20%, 10~19일전 15% 차감하는 등 표준 약관사항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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