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2조4222억원, 전년대비 47.1% 하락...10년 전으로 돌아간 실적에 '경영진 책임론'

현대자동차가 24일 2018년 경영실적 발표회를 통해 지난해 97조254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4222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3조원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차는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최악의 연간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주력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사업이 부진했고, 리콜 비용 부담에 원화강세까지 겹치면서 현대차의 실적을 끌어내렸다. 여기에 전기차 및 수소차 등 미래먹거리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4일 양재동본사에서 2018년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97조254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 기준 사상 최고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조4222억원으로 전년대비 반토막(47.1%)이 났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3조원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의 실적하락은 3분기에 4분기에 집중됐다. 어닝쇼크 참사를 일으켰던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5011억원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파업과 마케팅비용 지출이 늘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관계사인 현대로템의 실적악화로 인한 당기손순실도 203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 측은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장기화와 세계 곳곳에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신차 및 SUV 중심의 판매확대를 달성했다"면서 "신차 출시에 따른 판매개선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의 하락 및 신흥국의 통화약세 심화 등의 외부요인과 기타부문의 수익성 악화, 미래먹거리 투자비용 증가 등이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전년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올해 새로운 경영목표도 밝혔다. 현대차는 적극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시장공략에 나서며 수익성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5000대 늘어난 468만대로 잡아 신차출시 효과를 제대로 누리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또한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 전세계권역본부 설립해 자율경영·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한 후 글로벌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권역본부를 중심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실적회복에 나서는 한편 미래사업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게된 주주들은 달래기 위한 배당도 공개했다. 현대차는 주당 30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 측은 "실적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건은 정기주주총회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된 주주들이 과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에 책임론이 제기할 것인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일부 주주들은 인터넷토론방을 통해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한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가 배당결정을 통해 주주달래기에 나섰지만, 3월 정기 주주총회가 두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상 최고의 매출액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0년 전으로 돌아갈 정도로 수익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문공세가 예상된다"며 "주가 역시 3분기 이후 하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 주주총회의 분위기가 삭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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