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터넷은행 선정절차 설명회 예정...인터파크·NHN엔터는 불참결정, 네이버는 신중모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7일 서울 중구 서울시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간담회를 마친 후 카카오뱅크 부스에서 모바일로 전월세 보증금을 대출 받는 과정에 대해 설명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본업(ICT)에 집중하겠다."

제3인터넷은행의 유력후보로 알려졌던 ICT업체들이 잇따라 사업참여 불참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 2곳의 신규 인터넷은행을 선정하려 했던 금융당국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23일 금융감독원 대회의실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 설명회를 개최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설명회를 통해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를 위한 평가항목과 배점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설명회는 지난 11일부터 참가신청을 받아 현재 50여개 업체가 참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중견업체들이 설명회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금융당국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15년 인터넷은행 인가 경쟁에서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던 인터파크와 NHN엔터가 모두 불참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인터파크측 관계자는 "온라인쇼핑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다각화보다 본업인 전자상거래의 경쟁력을 키우며 내실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며 설명회 불참 의사를 설명했다. NHN엔터는 "처음부터 제3인터넷은행 사업을 검토한 바 없다"면서 "설명회에 참석하려 했지만, 추측성 보도가 나올 것 같아 설명회도 가지 않기로 했다"고 발혔다.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는 네이버는 별다른 입장이 없는 상태다. 사업참여 여부는 물론, 설명회 참석 여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자금력과 브랜드파워를 갖춘 네이버가 참여여부가 제3인터넷은행의 흥행여부가 될 것으로 보고 네이버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그나마 참여의사를 명확히 밝힌 곳은 키움증권 정도가 유일하다.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 참여를 준비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ICT업체들이 이처럼 제3인터넷은행에 초연한 모습을 보이는 배경으로 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꼽고 있다. 이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한지 3이 됐지만, 해당 은행들의 대주주인 KT와 카카오가 여전히 대주주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제때 증자를 하지 못하거나 자본확충에 나서지 못하는 등 영업활동에 큰 제약을 받았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한 특례법(ICT기업이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최대 34%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이달 발효되면서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또다른 배경으로는 핀테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굳이 인터넷은행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ICT업체들이 수천억원대의 큰 투자를 해놓고도 각종 규제를 받는 은행업에 하느니 핀테크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휠씬 효율적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면서 "금융당국이 규제완화 및 제도개선이 넓은 범위에서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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