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씨, “고교 시절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 당해…50만원 주며 회유하기도”

전 유도선수 신유용씨 SNS.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전 유도선수 신유용(24)씨가 고교 시절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앞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폭행뿐만 아니라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국내 스포츠계에 ‘미투’가 확신될 조짐이다.

14일 한겨례신문 보도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 2011년 영선고 재학시절부터 2015년까지 유도부 A코치로부터 약 20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신 씨는 고교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선발될 정도로 실력이 좋았지만 A 코치는 운동이 미진하다는 이유로 수차례 폭행했다. 또한 A 코치는 성폭행 직후 신 씨에게 “너 막 메달 따기 시작했는데 이거 누군가한테 말하면 너랑 나는 유도계에서 끝”이라는 협박했다고 전했다.

A 코치는 또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신 씨에게 임신테스트기 사용과 산부인과 진료를 강요했으며, 지난해에는 자신의 아내에게 성폭행 사실을 부인하라고 50만원을 건네며 회유하기도 했다.

신 씨는 A 코치가 진정 어린 사과 대신 돈으로 회유하는 모습에 지난해 3월 고소를 결심했으며, 고소장을 작성할 당시 A 코치가 다시 500만원을 주며 사죄하고 싶다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한겨례신문과 인터뷰에서 “성폭행한 적이 없으며 연인 관계였다”며 “사귀었다가 헤어지고 다시 사귀고 하는 그런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현재 신 씨의 고소사건은 서울 방배경찰서에서 전주지검으로 넘어갔고 전주지검은 이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촉탁했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이미 내용을 파악하고 조사 중이었다”며 “서로 주장이 다르고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상황을 다시 보고 있으며, 재판이 확정된다면 분명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씨에 이번 폭로로 미투 현상이 스포츠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심석희 선수의 폭로 이후 젊은빙상인연대 측은 지난 11일 “추가 피해 선수들이 더 있으며 두 명의 현역 선수가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록 기자회견은 무산됐지만 일각에서는 피해 선수들이 용기를 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스포츠계 미투’ 현상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 씨 역시 “심석희 선수는 현역 최정상급 스케이트 선수인데도 용기를 내줘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심 선수의 용기가 큰 힘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체육계 성폭력과 관련한 모든 제도와 대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도 “전 종목에 걸쳐 현장 조사를 하고 스포츠 인권 관련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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