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간 10%의 체중을 덜어내는 텐텐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아내의 변화를 수치로 설명해 보자. 정확한 체중은 대외비(?)로 해달라 하여 밝힐 순 없지만, 체중의 앞자리가 숫자 5로 시작되는 걸 보는 게 1차 목표였다.

다이어트를 계획한 대부분 사람은 고작 몇 kg 줄이는 게 대수냐 반문할 수 있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단기간에 터무니없이 줄여 놓은 체중을 장기간에 걸쳐 유지, 관리하는 일은 극히 힘들다.

내 몸이 변화에 적응하고 대응력을 갖출 시간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르지 않은 섭생, 부족한 운동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습관의 산물을 단기간에 해결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무리다. 잘못된 습관은 즉시 바로잡되 체중의 변화엔 둔감해야 한다.

식이와 운동이 제대로 전제되면 에너지 밸런스는 음으로 달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적 영역에 가족을 굳건히 포함하는 일은 의외로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은 습관을 바로 잡고 담대히 임하라는 필자의 주문을 아내가 잘 받아들여 주었다는 점이다.

그 대가로 아내는 다이어트 시작 한 달여 만에 체중의 첫 자리 숫자를 원하던 5로 시작하게 된다. 하루에 200~300g 줄이고 다음 날 100g 상승하는 패턴이 지루하게 이어졌지만 급할 것이 없다. 우리는 강력한 파이터와 대전을 앞둔 복싱 선수도, 미스코리아 결선을 앞둔 여성도 아니다.

다이어터는 조바심을 내거나 일희일비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평상시 탐닉하던 과자 한 점, 케이크 한 조각을 지뢰 보듯 두려워하거나 산 넘고 물 건너며 2시간씩 걷는 행위는 다이어터에겐 차라리 쉬운 편에 속한다. 정체기의 절망감에 비교해 그렇다는 얘기다.

목표에 도달하든, 그렇지않든 저울의 눈금 속도는 느린 영상을 보듯 떨어지다 어느 순간 결국 멈추고 만다. 항상성 유지를 통해 우리 몸이 생존하기 위한 생리적 현상이므로 우리는 이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이어트의 성공은 올림픽의 금메달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메달을 목에 건 순간부터 고된 훈련을 마치고 다소 헐렁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은퇴한 금메달리스트와 목표에 도달한 다이어터는 남은 삶의 모습 자체가 다르다는 얘기다. 메달 외에 연금과 명예를 덤으로 얻은 그들과 달리 다이어트에 성공한 다이어터에게 특별한 보상은 없다.

굳이 보상을 찾자면 달라졌다는 주위의 일부 시선과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느끼는 자뻑(?) 나르시시즘 정도일 것이다. 물론 호전된 건강 및 예전 옷을 입을 수 있게 된 것 등을 위시해 몇 가지 가치가 더 있긴 하지만 다이어트를 통해 얻은 결과물들을 평생 지속적 관리를 통해 지켜 나가는 일은 그 대가 대비 만만찮은 여정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독자들께서 다이어트에 꼭 성공하시길 빈다. 성공과 더불어 그것을 평생 지속할 당신에게 경의를 표하며 다시 아내의 얘기로 돌아가 보자. 아내의 다이어트 과정을 필자는 전문가 입장에서 3개월여 지켜보았다. 칭찬에 인색한 필자건만 90일이라는 기간을 통해 아내가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저러다 저 아줌마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처녓적 몸무게 49.5kg에 정말 도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과연 어떤 변화와 행동을 통해 아내가 갓난아이 2~3명에 해당하는 무게를 석 달 만에 벗어 던질 수 있었는지 정리해 보자. 변화를 이끈 일등공신은 단연코 그토록 즐기던 night snack과 작별한 일이다. TV를 보며 입에 던져 넣던 과자 조각이 미적 향상과 건강을 위해 자신이 가야 할 다이어트라는 여정의 걸림돌이었음을 정확히 인지한 것이다.

불필요한 욕구에 의해 쓸데없이 유입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 다이어트 수칙 1번임을 필자의 이름을 걸고 이 지면을 빌어 말씀드린다. 다음 호에 아내의 다이어트 결과와 그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기로 하자.

민주신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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