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6차 교섭 ‘20시간 20분‘ 밤샘 마라톤 끝 ‘타결’
노동자 5명 공장 복귀…김세권 개인자격 대표 맡기로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차광호 지회장(왼쪽)과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린 파인텍 노사 협상 타결 합의서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세계 최장기 굴뚝농성을 이어가며 극한 대치로 치닫던 파인텍 노사가 426일만인 11일 마라톤협상 끝에 극적으로 타결에 성공했다.

11일 ‘스타플렉스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6차 교섭을 진행한 끝에 20시간 20분이 지난 이날 오전 7시20분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7년 11월 12일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75m 높이의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이어온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이날 오후 굴뚝에서 내려올 계획이다.

양측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던 앞선 5차례 협상과는 달리 합의안 체결을 위해 각자 입장에서 한 걸음씩 물러나면서 합의에 이르게 됐다. 노조는 파인텍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고용 승계 요구를, 회사 측은 ‘김세권 대표 책임 명시’ 부분을 각각 양보했다. 다만 합의문의 조항과 문구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안에 따라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을 비롯해 5명의 파인텍 노동자는 파인텍 공장으로 복귀하게 된다. 김 대표는 스타플렉스 대표이사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파인텍 대표이사를 맡기로 했다.

또한 파인텍은 이들 5명의 고용을 최소 3년간 보장하게 되며, 임금은 2019년 최저임금(시급)+1000원으로 정해졌다. 또한 오는 6월말까지 6개월간 유급휴가로 임금 100%를 지급하고 오는 4월30일 안에 단체협약 체결도 약속했다.

협상을 진행한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은 협상 타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합의가 향후 좀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인정하며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가 책임지는 부분을 가장 신경 썼지만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가 아닌 김세권 개인으로 들어간 부분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세권 대표는 “그동안 국민들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합의는 원만하게 한 것 같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짧게 밝혔다.

앞서 노사 양측은 농성 411일째인 지난해 12월 27일부터 교섭을 시작해 29일과 31일, 지난 3일과 9일 등 모두 5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하지만 이번 6차 교섭을 사실상 마지막 협상으로 보고 교섭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굴뚝에 오른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은 지난 6일부터 단식에도 돌입하면서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자력으로 내려오기는 힘든 상황으로 알려졌다.

공동행동 측은 “현재 단식 중인 고공농성자들의 상태를 고려해 최단 시간 내 안전한 복귀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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