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 발행 나선 수협은행, 독일 코메리츠방크 첫 제외

정부 및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업 면허 없이 해외채권발행 영업을 해온 외국계 IB들에 대해 규제에 나섰다. 실제 수협은행은 이달 말 발행할 예정인 해외채권 주관사단에서 국내 면허가 없는 독일 코메르츠방크을 제외시켰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증권업 면허 없는 글로벌 투자은행(IB)?

정부가 국내 증권업 면허 없이 영업을 하고 있는 외국계 IB들을 규제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증권업 면허 없이 한국기업의 해외채권 및 주식발행주관을 맡은 것을 금지시킨 것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이달 말 예정된 3억달러(약 3300억원)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 주관사단에서 독일 코메르츠방크를 제외시켰다. 코메르츠방크가 국내 증권업 면허를 보유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메르츠방크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채권 발행 주관을 자주 맡았던 곳으로 지난해에만 총 7건, 5억7700만달러 규모의 채권발행을 맡은 바 있다. 

수협은행이 코메리츠방크를 주관사단에서 제외시킨 것은 우리 정부의 강력한 단속 때문이었다. 기획재정부가 국내 증권업 면허가 없는 외국계 IB의 해외채권 발행을 전면차단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재부는 외국계 IB들을 상대로 강력한 규제에 나선 것은 면허가 없는 외국계IB들이 세금 한푼 안내면서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2014년 이후 5년간 매년 10곳 내외의 외국계 IB들이 면허 없이 30억달러 규모의 국내기업 해외채권을 인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들을 채권을 팔아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강경한 대응에 면허를 보유한 국내외 IB들은 환영하는 모습이다. 향후 무면허 IB들의 영업이 줄어들면서 면허를 보유한 국내외 IB들의 활동반경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IB 관계자는 "법인세 및 근로기준법 등 다양한 규제 속에서도 비용을 들여가며 영업을 하고 있는 합법적인 IB들과 달리 무면허 IB들은 손쉽게 돈을 벌면서도 세금은 내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면서 "자격을 제대로 갖춘 업체들이 경쟁할 수 있어야 자본시장 경쟁력도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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