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포트, 2016년 대선자료 친러 정치인에 넘겨..함께 우크라이나 평화계획 논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 선거대책본부장 폴 매너포트가 지난 2월14일 워싱턴의 연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미 검찰은 14일 매너포트를 미국에 대한 모반 및 사법 방해 혐의로 새로 기소했다. 이는 피고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으로 검찰과 매너포트 간에 이미 플리바긴이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또다시 러시아스캔들로 인해 코너로 몰리고 있다. 

8일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은 트럼프의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가 2016년 대선과정에서 '투표자료(poling data)'를 러시아계 우크라이나 출신 정치인인 콘스탄틴 킬림닉과 공유한 정황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매너포트가 대선 관련 자료를 러시아 측에 넘긴 정황이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 

해당 내용은 매너포트의 변호인들이 워싱텅DC 연방법원에 관련문건을 제출하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측의 선거개입 공모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뮬러 특검팀에게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대표 언론 중 하나인 CNN은 "희미해지고 있던 선거 공모 의혹의 퍼즐을 맞춰줄 새 내용이 추가됐다"며 이번 수사를 주목했다. 특히 매너포트와 함께 자료를 공유한 킬림닉이 과거에도 트럼프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인물로 의심받아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치 컨설던트로 알려진 킬림닉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정치인들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 역시 킬림닉에 대해 "러시아 군 정보기관(GRU)과 연계돼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법원을 통해 확인된 문건에는 매너포트와 킬림닉이 대선 기간 동안 전화와 이메일을 주고 받았으며, 꾸준하게 연락을 취한 것으로 돼 있다. 또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직접 만난 사실도 적시됐다. 매노포트 측은 이 만남이 2017년 대선 초에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CNN은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를 떠나 양측이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전략자료를 공유했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이 자료가 러시아스캔들을 규명할 핵심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너포트를 통해 킬림닉과 공유된 '대선자료'는 여론조사 등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전략자료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와관련 "매너포트를 통해 선거자료를 공유받은 킬림닉이 러시아 정보요원들에게 자료를 넘겨 선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뮬러 특검팀 역시 러시아의 댓글부대가 지난 미국 대선에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는 만큼 이번 재판 자료가 향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특검팀은 매너포트와 킬림닉이 우크라이나 평화계획을 논의했다는 점도 확인했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나섰는데, 평화계획을 통해 국제사회의 압박을 희석시키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해 1월 전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헨이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아르테멘코 의원과 만나 이 같은 계획을 논의했고, 백악관 역시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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