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 중징계 내렸던 이성재 국장, 임원 승진 유력...즉시연금 갈등 빚었던 보험사들 긴장모드

금융감독원이 연초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가 금감원 인사를 주목하고 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저승사자가 다시 오나?"

국내 보험사들이 금융감독원이 준비 중인 임원 인사를 주목하고 있다. 보험담당 부원장보 자리에 이성재 여신금융검사국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국장은 지난 2016년 당시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 때 관련된 생명보험사들에 중징계를 결정한 인물로, 보험사들 사이에서는 '저승사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신임 보험담당 부원장보 자리에 이성재 국장과 이창욱 보험감독국장을 염두에 두고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윤석헌 원장이 올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힌 만큼 이성재 국장의 승진을 점치고 있다. 

보험사들은 이 국장이 승진에 예민한 모습이다. 이 국장이 2016년 보험준법검사국장을 지낼 당시 자살보험금 사건을 다루면서 보험사들에 중징계를 내린 바 있어서다. 당시 이 건으로 소송을 진행했던 보험사들은 소멸시효가 지난 건에 대해서는 미지급 보험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냈지만, 금감원이 '신의성실의원칙'에 따라 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한다며, 보험금 미지급시 대표 해임,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중징계를 예고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전례를 감안하면 현재 금감원과 보험사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즉시연금 사태' 역시 자살보험금 때와 비슷한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일부 보험사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금감원이 제재를 통해 압박을 가할 경우 자살보험금처럼 전부 지급해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게다가 금감원은 윤 원장이 지시로 부활한 종합검사를 올해부터 실시할 예정인데, 1순위로 삼성생명이 거론되고 있어 보험업계는 그야마롤 초조해하는 모습이다. 삼성생명은 현재 즉시연금 지급 및 일괄구제 방침과 관련해 금감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성재 국장이 아닌 이창욱 국장이 승진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성재 국장의 경우 주로 은행 부문 검사 업무를 맡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보험준법국장을 맡은 이후 은행준법국장으로 이동했고, 지난해 1월부터 여신금융검사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보험쪽의 경험이 적은 만큼 이창욱 국장이 임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윤석헌 원장 취임 이후 금감원이 강력한 감독기관으로 변모하면서 금융사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금융업의 발전을 위한 혁신안 대신 제재안이 등장할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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