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중국 내 판매 부진에 미·중 무역분쟁까지…전망치 하향조정
삼성, 한때 장중 신저가 경신…상반기 영업익 10조원 감소 가능성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중국발 ‘애플 쇼크’에 삼성전자가 긴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더해 반도체 사업마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코스피도 한때 2년여전 수준인 20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플은 2일(현지시간) 투자자들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2019년도 회계연도 1분기 매출 전망치를 애초 890억~930억달러(약 99조9000억~10조4000억원)에서 840억달러(약 94조3000억원)로 하향 조정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대해 “중국에서 아이폰, 맥, 아이패드 전반에 걸쳐 매출이 하락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가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됐다”며 중화권 경제 악화 수준을 내다보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신형 아이폰 3종(XR‧XS‧XS맥스)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지만 출시 효과는 예상보다 크게 밑돌았다.

특히 최근 중국 법원에서 애플이 퀄컴의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는 판결까지 나와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이번 판결로 인해 중국 내 아이폰7과 8, X 등 일부 모델의 판매가 금지됐다.

더구나 미중 무역분쟁 역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중국은 애플 매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 시장이다. 하지만 신작 출시 효과가 미비한 상황에서 이번 무역분쟁 여파까지 이어지면서 올해도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발 애플쇼크로 인해 삼성전자 역시 크게 휘청이는 모습이다. 스마트폰 사업에 이어 반도체 사업까지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애플의 경쟁사이기도 하지만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4일 오전 한때 주가가 장중 3만685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는 애플 쇼크까지 더해지면서 내년 상반기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8% 감소한 42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1~2분기 영업이익은 10조원 가량 줄어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애플에서 아이폰이 잘 안 팔리고 있다고 직접 시인한 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 자체만 놓고 보면 관련주에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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