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 앞두고 35명 중 16명 교체대상...KB국민 노조, 이번에도 후보 추천 준비

5대 금융지주사들이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를 대거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들이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 교체에 나선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들은 총 35명의 사외이사 중 16명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체 대상 중에는 이미 사퇴한 이도 포함됐다. 금융권에서는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부와 코드가 맞는 새로운 인사를 영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은행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KB국민은행 노조가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융권의 사외이사 교체 상황에서 노조측이 요구해온 '노동이사제'가 최대의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대거 교체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 교체가 없는 지주사는 우리금융지주가 유일하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일찌감치 사외이사를 선임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기존 우리은행 사외이사인 장동우, 전지평, 노성태, 박상용 이사가 그대로 맡으며, 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들은 우리은행 사외이사도 겸직한다. 

반면 KB지주를 비롯한 4대 금융지주들은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대거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 KB금융에서는 7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의 임기가 3월에 종료된다. 유석렬, 스튜어트 솔로몬, 박재하, 한종수 이사가 대상이다. KB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임기가 종료되는 이들 4명의 사외이사에게 의사를 타진한 결과 이사 한 명이 퇴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추위는 3월 주총에서 기존 3명의 중임하는 안건과 함께 1명의 새로운 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 

총 10명의 사외이사를 운용하고 있는 신한금융은 절반이 넘는 6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박철, 이민우, 히라카와 유키, 필립 에이브릴, 박인순, 주재성 이사가 임기 종료 대상이다. 이중 금감원 부원장을 지낸 주재성 이사는 최근 국민은행 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사외이사 7명 중 윤성복, 박원구, 차은영, 허윤 이사의 임기가 3월 만료된다. NH농협금융은 과거 4명이던 사외이사를 6명으로 늘렸지만, 기존 이사 중 정병욱 전 서울지검 차장검사의 임기가 종료된다. 

친정부 인사 및 관료 출신 중용되나

금융권에 따르면 지주사의 사외이사는 연임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현재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 중 상당수가 임기 4년째를 맞고 있다. 하지만 올해에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연임 대신 교체되는 인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가 발의한 해당 법안은 경영진을 계속 견제할 수 있도록 사외이사의 순차적인 교체를 원칙으로 명시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정기주총에서는 새로운 인물들이 사외이사로 얼굴을 알릴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특히 '친(親)정부' 인사들과 관료 출신, 그리고 학계 인사들이 대거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신한금융 사외이사로 선임된 박병대 성균관대 로스쿨 석좌교수는 대법관 출신이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라는 점을 주목받았다. KB금융의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린 선우석호, 정구환 이사 역시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기고 동문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새롭게 교체되는 사외이사 중 상당수는 친정부 인사 혹은 관료, 학계 출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사 상황에 맞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민은행의 '노동이사제' 변수될까

일각에서는 이번 금융권 사외이사 교체시즌을 앞두고 국민은행 노조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국민은행 노조가 2017년부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오고 있어서다. 국민은행 노조는 2017년 시민운동가 출신의 하승수 변호사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부로 추천했다. 하지만 정기주총 표 대결에서 밀리면서 부결됐다. 

주목할 점은 다른 금융사 노조들도 국민은행처럼 노조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후보를 준비 중이라는 점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역할은 독주에 빠질 수 있는 경영진을 견제하는 자리"라며 "금융권 노조들이 잇달아 노동이사제를 요구하며 사외이사 후보를 준비하고 있어 향후 주총에서의 표대결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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