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 공격적 M&A 규모키워 vs 신한·하나,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총력

5대 금융그룹이 M&A와 시너지 등 다양한 경영전략을 내놓으며 올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왼쪽에서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기해년을 맞아 금융맹주를 놓고 5대 금융그룹 간 치열간 격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금융맹주의 자리에 오른 KB금융그룹이 선두 유지를 위한 적극적인 수성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추격자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는 우리금융그룹은 경쟁자들보다 한발 늦은 만큼 공격적인 덩치불리기를 통해 격차 극복에 나설 것으로 예고했다. NH농협금융 역시 아직 라이벌 회사들보다 경쟁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만큼 내실다지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5대금융그룹들은 올해에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순이자이익이 상당히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5대 금융그룹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약 5% 정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KB-우리, 공격적인 M&A

KB금융그룹은 올해에도 공격적인 M&A를 통해 금융맹주의 왕좌를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에는 KB가 가진 가계·기업금융 강자로서의 강점을 더욱 견고히 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로 외연확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 해외 금융기관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윤 회장은 이와 관련 "경기 전망이 어두운 올해 같은 때가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본다"며 공격적인 M&A 전략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KB금융그룹은 올해 경영슬로건을 '본업 경쟁력 강화'로 잡았다.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등 핵심계열사들이 각각의 업권에서 선두를 유지하거나 1위로 도약하는 것이 올해의 경영목표다. 꾸준하게 선보이고 있는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더욱 늘리는 것은 물론, 모바일 뱅킹 순위를 올해안에 1위로 올린다는 목표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동남아와 선진국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올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는 우리금융그룹도 공격적인 덩치불리기를 통해 경쟁사들과의 격차극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초대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손태승 회장은 "리스크 관리와 영업의 균형 잡힌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업진단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영업전략 구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남아 자산운용사와 할부금융사 등 현지 금융사 인사를 추진하는 동시에 새로운 유망지역 발굴을 통해 금융영토를 더 넓히겠다는 밝혔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전문가 등 디지털인재 확보에 나서는 한편, 모바일 뱅킹 등 다양한 금융플랫폼 구축에도 나설 것으로 시사했다. 

신한-하나, 시너지가 먼저

KB금융그룹의 맹추격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은 일단 한숨 돌리고 내부추스러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지난해 말 전격적인 계열사 수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내부적으로 불협화음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역시 올해 경영전략에 대해 "어려운 경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원-신한(One-Shinhan)'그룹 시너지를 발휘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외부가 내부 조직 구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계열사별로 다양한 매트릭스 조직 중심의 경영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불안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비이자이익 확대에 나서는 등 성장을 위한 다양한 세부전략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금융그룹 역시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를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경영과제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 ▲디지털을 통한 미래가치 창출을 꼽았다. 역시 경기 불안에 대비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도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농협은행을 통해 5대금융그룹에 이름을 올린 NH농협금융은 내실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은 "올해는 체질 개선을 통해 미래성장을 위한 힘을 키우는 한해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NH농협금융 계열 금융사들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시켜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 및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NH농협금융은 이를 위해 은행, 보험 등 자회사별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총자산이익률(ROA)를 높이고, 최근 신규 허가를 신청한 부동산신탁과 리츠운용 등 신사업을 활용해 수익 다변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우량기업이 매물로 나올 경우 적극적인 M&A에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에는 경기가 불안한만큼 금융사들이 공격적인 확장이나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각 금융사마다 경쟁력 강화와 리스크 관리를 내세우고 있어 올해 이후에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 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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