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처음으로 고객이 1순위...삼성 ‘일류’·현대차 ‘글로벌’·SK ‘행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인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국내 10대 그룹의 올해 신년사 화두는 ‘고객’ ‘성장’ ‘글로벌’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확대로 ‘생존’ ‘경쟁’ ‘변화’ 등이 주로 언급됐지만, 올해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통한 장기적 성장과 지속가능기업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으로 분석됐다.

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올해 10대 그룹의 신년사 키워드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고객’이 모두 58회로 가장 많았으며, ‘성장’과 ‘글로벌’은 각각 41회와 35회로 나타났다.

이어 ▲가치(30회) ▲시장(29회) ▲경쟁(28회) ▲새로움(27회) ▲혁신(25회) ▲변화(24회) ▲미래(24회)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10년간 단 한번도 1위에 오른 적이 없는 ‘고객’이 1위에 올라 눈에 띄었다. 이는 취임 후 첫 시무식을 주재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무려 30차례나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고객’을 제외하면 ‘성장’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도 39차례나 언급된 ‘성장’은 이로써 지난 2011년부터 9년 연속 신년사 키워드 3위 내에 포함됐다.

또한 ‘글로벌’의 경우 지난해에는 11회(24위)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위로 급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2위 키워드였던 ‘경쟁’은 6위로 밀려났다. 4위와 5위였던 ‘혁신’과 ‘시장’은 각각 5위, 8위로 하락했으며, 8위였던 ‘변화’는 10위로, 9위였던 ‘기술’은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기업별로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류‧글로벌‧성장‧기술을 2차례 언급했다. 이는 삼성 특유의 ‘일류 기업문화’ 전달에 초점을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처음으로 시무식을 주재한 현대차그룹의 경우 ‘글로벌’이 14회로 가장 많았다.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최태원 SK회장은 기존 신년사에 많이 등장하지 않은 ‘행복’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또한 건강한 공동체로 구성원의 행복을 키워나가기 위한 ‘사회적 가치’를 강조했다.

구광모 LG회장은 고객 다음으로 가치(9차례)를 많이 언급했으며, 신동빈 롯데회장은 ‘성장’(9찰)’과 ‘고객’(7차례)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최정우 회장 체제로 바뀐 포스코는 ‘성장’(9차례)와 ‘철강(7차례)’을, GS 역시 ‘성장’(7차례)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한화는 ‘글로벌’(8차례)과 ‘기업’(6차례), ‘함께’(5차례) 등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현대중공업은 ‘일감’과 ‘성과’, ‘선박’, ‘건조’ 등의 단어를 모두 2회씩 언급하며 일감 확보에 대한 내용을 강조했으며, 신세계는 유통사 특징에 따라 ‘고객’(9차례)과 ‘스마트’(8차례), ‘초저가’(6차례) 등 고객 지향적 단어를 주로 언급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재계 9위인 농협을 제외하고 11위인 신세계가 포함됐다. 또한 지난 2015년부터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삼성그룹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년사로, 그룹 신년사를 내놓지 않은 현대중공업그룹은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의 신년사로 각각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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