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조현아·조현민, 9년간 명품백 등 1061점 밀수...세관직원 2명도 징계처분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한진그룹 이명희, 조현아, 조현민 등 오너일가가 결국 밀수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관세청 인천세관본부는 지난해 12월27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 등 3명을 밀수입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조사를 시작한 지 8개월만이다.
이외에 대한항공 직원 2명과 법인인 대한항공도 고발대상에 포함됐다. 이명희 전 이사장은 조양호 회장의 부인이며, 조현아·조현민의 어머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진가 세모녀는 2009년 4월부터 2018년 5월까지 9년간 260회에 걸쳐 시가 1억5000만원 상당의 해외명품들과 생활용품 1061점을 몰려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3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30차례에 걸쳐 5억7000만원 상당의 가구와 욕조 등 132점을 허위신고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경영을 맡고 있던 대한항공 해외지점을 밀수경로로 활용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물품을 사면, 대한항공 해외지점이 물건을 수령했고, 이것을 인천공항을 배송한 후, 직원이 회사 물건처럼 위장해 들여오는 방식을 사용했다. 같이 고소된 대한항공 직원 2명은 이 과정에서 오너가의 밀수를 도움 혐의를 받고 있다.
관세법에 따르면 밀수입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를 벌금으로 내야 하는 처벌을 받게 된다. 허위신고의 경우 물품원가 또는 2000만원 중 높은 금액 이하를 벌금으로 매긴다. 허위신고로 인해 오너 일가가 대한항공에 끼친 손해와 관련해서는 검찰이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추가 수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4월 조현민 전 부사장의 '물컵 갑질' 이후 시작됐다. 직원들이 오너 일가의 밀수혐의에 대해 폭로했기 때문이다. 이후 5차례에 달하는 압수수색과 120회에 걸친 소환조사를 거쳤다.
이 사건과 별개로 관세청은 대한항공과 유착관계를 받고 있는 세관직원들을 적발해 2명을 징계처분했다. 이중 중징계처분을 받은 세관직원은 대한항공 회사물품으로 위장된 한진가의 물품을 소홀히 검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