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친서 통해 서울 답방 의지 피력...靑 “인편으로 전달, 구체적 경로는 모른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연내 서울 답방이 무산 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서울 답방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내년에도 두 정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아가자는 내용의 'A4용지 두 장' 분량의 친서를 보내왔다는 점을 밝혔다.

친서 내용에는 “김 위원장은 평양에서 합의한대로 올해 서울 방문이 실현되기를 고대했지만 이뤄지지 못해 못내 아쉬워했다"며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친서가 어떤 경로를 통해 전달됐는지에 대해서 청와대는 고위관계자는 "인편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지만 구체적 방식은 모른다"고 밝혔다.

또한 친서 전달을 위해 “사람이 오간 적은 없다”고 밝히면서 남북 핵심 인사들이 중간지대에서 만났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북한은 체제와 존엄을 가장 중시하는데 친서를 전달하는 시점과 방법이 중요하다"며 친서를 전달했을 인물로 김여정 제1부부장이나 김영철 부장 등이 나섰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남한측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나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판문점 등 모처에서 직접 만났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난 6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내는 김정은 위원장의 첫 번째 친서를 직접 전달했고, 7월에는 판문점에서 성김 필리핀 대사와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아가는 등 '친서 메신저' 역할을 했다.

친서의 내용이 전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A4용지 '두 장'이라는 장문의 서신을 보냈다는 점에서 비핵화와 연동된 북미 정상회담과 관한 내용도 담겼을 확률도 높다. 혹은 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관련한 내용이 적혔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서신과 관련 “새해에도 자주 만나 평화 번영을 위한 실천적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고자 한다는 김 위원장의 뜻이 매우 반갑다"며 "진심을 가지고 서로 만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서로의 마음도 열릴 것이다.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우리의 마음은 결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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