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위니아 핵심 기술‧도면 USB 담겨 수백억 유출 혐의
경동나비엔 “유출 기술, 당사와 무관…성실히 소명할 것”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경동나비엔의 한 연구원들이 이전 직장에서 몰래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가 덜미가 잡혀 구속 기소됐다. 일종의 산업스파이 사건으로 경동나비엔도 관리부실 책임을 물어 입건됐다.

27일 법조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는 국내 보일러업체 경동나비엔의 연구원 강모씨를 절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17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수백억원으로 추산되는 에어컨, 김치냉장고 등 가전 제품의 3D 도면 등 주요 핵심 기술 자료를 USB와 외장하드 등을 통해 무단으로 반출했다. 강씨는 이후 경동나비엔으로 이직하면서 이를 가져갔으며, 주요 설계도면 등을 빼내 경동나비엔 신제품 개발에 사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강씨보다 앞서 회사를 옮기면서 설계도면 등을 빼돌린 같은 회사 연구원 김모씨에 대해서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 김씨는 빼돌린 기술을 신제품 개발에 활용한 정황은 물론 수사가 시작되자 컴퓨터를 포맷해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동나비엔은 이 같은 사태를 사전에 막지 못한 관리소홀 책임으로 검찰에 입건됐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해당 연구원들이 유출한 제품 기술은 경동나비엔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과는 연관이 없는 기술”이라며 “제품에 적용된 바는 전혀 없다”고 신제품 개발 활용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관계자는 이어 “입사 시 이전 회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있으며 회사 내 법무팀에서 매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영업비밀 보호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관련 절차에 따라 성실히 소명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경동나비엔은 해당 연구원들의 거취에 대해서 “법원 판결 이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 수사는 대유위니아가 ‘본사에서 재직하다 경동나비엔으로 이직한 연구원 강씨가 핵심 기술을 유출한 의혹이 있다’며 진정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지난 10월 경동나비엔을 압수수색했으며, 이 과정에서 김모씨의 기술 유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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