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업은행 등 25곳은 마이너스, 27곳은 전년보다 감소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올 들어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배당여력이 늘어난 기업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나 배당여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잉여현금흐름은 삼성전자 등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감소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인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98개 기업의 올 3분기 기준 잉여현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930억원) 늘어난 총 31조464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세는 삼성전자와 우리은행, 미래에셋대우 등 몇몇 대기업의 잉여현금흐름 급증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9월말 현재 잉여현금흐름이 11조3285억원으로 1년 새 6조3276억원(126.5%) 급증했으며, 우리은행 역시 5조174억원(1815.8%)이나 증가했다.

이는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나면서 플러스를 기록한 46개 기업의 총 증가액(27조4281억원)의 41.4%(11조3450억원)를 차지하는 규모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지난해 -2조8027억원에서 2조8619억원 늘어나 592억원 플러스 전환했다. 또한 ▲포스코(1조5677억원) ▲SK하이닉스(1조1759억원) ▲대우조선해양(1조1679억원) 등도 전년 대비 1조원 이상 늘었다.

반면 98개 기업 가운데 25곳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으며, 전년 보다 줄어든 곳도 27곳에 달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잉여현금흐름이 무려 9조625억원의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한국전력(-3조290억원) ▲에스오일(-1조8131억원) ▲현대자동차(-1조3356억원) ▲LG디스플레이(-1조333억원) 등도 1조원이 넘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밖에 ▲신한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NH투자증권 ▲삼성카드 등 금융사들이 다수 포함됐으며 ▲한미약품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신라젠 등 제약바이오업체들도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이 줄어든 상장사에는 ▲한화생명(1조6705억원) ▲삼성화재(1조2549억원) ▲롯데케미칼(5282억원) ▲SK이노베이션(4273억원) ▲LG유플러스(3601억원) 등이 감소액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업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정보기술(IT) 업종이 6조7280억원에서 13조6342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이어 건설‧건자재(3조4178억원), 기타금융(1조3871억원), 철강(1조348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보험(-3조5905억원), 은행(-3조3932억원), 석유화학(-2조7012억원), 자동차 및 부품(-2조2920억원), 에너지(-1조6825억원) 등 8개 업종은 잉여현금흐름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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