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송치형 의장 등 임직원 3명 불구속 기소…“자전거래·허수주문 의혹”
업비트 “시장 안정화·고객보호 위한 것…검찰 유동성 공급 특성 고려 안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업비트 본사.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검찰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압수수색한 지 8개월여만에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임직원 3명을 시세조작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업비트는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자전거래에 대해선 일부 시인했다.

21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김형록 부장검사)는 업비트 운영체인 두나무 송치형 이사회 의장과 재무이사 남모(42)씨, 퀀트팀장 김모(31)씨 등 3명을 사전자기록등위작‧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가짜계정 만들어 254조원 허수주문”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9월부터 11월까지 가짜 계정을 만들어 1221억원 상당의 실물자산을 예치한 것처럼 잔고를 조작하고 가짜 계정을 통해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35종을 자전거래와 허수주문을 일삼아 시세를 조작한 혐의다.

검찰이 밝힌 이들의 가장매매 거래액은 4조2670억원이었으며 허수주문 총액은 무려 254조5383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또 이들이 비트코인 시세를 부풀리기 위해 자동 주문을 생성하는 봇(bot) 프로그램을 운용했으며, 비트코인 1만1550개를 팔아 1491억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이들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검찰은 회원들에 대한 현실적인 지급불능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점, 현재 인지도 높은 대형 거래소로 정상 운영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암호화폐거래소는 실물자산의 이동 없이 전산으로만 거래가 체결돼 거래 상대방이 실제로 자산을 가졌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거래소 운영자의 거래 참여 금지 등 거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비트 “부당이익 취한 바 없다”

이에 대해 업비트는 이날 오후 해명자료를 내고 “없는 암호화폐를 거래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검찰 발표와 같은 취지의 가장매매(자전거래)와 허수주문(유동성공급) 또는 사기적 거래를 한 사실이 없다”며 “보유하고 있지 않은 암호화폐를 거래하거나 이 과정에서 회사 및 임직원이 이익을 취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비스 오픈 초기 거래 시장 안정화를 위해 회사 법인 계정으로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며 “해당 법인 계정은 출금 기능이 없으며 원화 및 암호화폐를 시스템 상에서 입력하는 방식”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서비스 오픈 초기 자전거래가 있었다는 점은 일부 시인했다. 하지만 이는 이용자 보호 차원으로 회사가 보유한 실물 자산 내에서만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거래소 오픈 초기 거래량이 적은 암호화폐 등에 대해 매수자와 매도자간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외부 거래소 가격을 참고해 표시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를 위한 기술적 방법으로 자전거래 방식을 활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때 사용된 것은 엄격하게 분리 관리된 법인 계정이며, 시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식이었다”며 “오픈 초 마케팅 목적으로 시장 활성화에 국한돼 있었으며 자전거래에서 발행한 수수료는 회사 매출로 인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암호화폐의 경우 매수‧매도 가격 차이가 커 적정한 범위 내에서 매수‧매도 호가를 제출해 급격한 가격변동에서 이용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이었다”며 “당시 급변하는 시장가격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하고 시장 안정화를 위해 업비트가 보유하고 있는 실물 자산을 이용해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전거래량도 검찰이 주장한 254조원과 달리 4조원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즉 검찰이 발표한 254조원은 시장가격의 변화에 따라 기존 주문을 취소하고 신규 주문을 제출하는 유동성 공급의 기본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검찰이 발표한 비트코인 수량과 매도 금액은 이러한 거래 과정에서 매수 부분을 제외하고 매도 부분만 누적 합산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1년전인 거래소 오픈 초기에 발생한 일부 거래에 관한 것으로 현재 업비트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업비트는 고객 자산과 법인 자산을 철저히 분리 보관하고 있으며 이는 이미 세 차례 회계법인 실사를 통해 확인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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