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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옥구의 문화칼럼] 셋이 하나 되면 만사가 형통(亨通)하다
  • 조옥구
  • 승인 2018.12.1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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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의 비밀】,【백자초문】의 저자
백자초문(百字抄文) 한자학습법 창시자
한자한글교육문화컨텐츠 협동조합경당 이사장
전 명지대 민족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연말년시가 되니 많은 덕담들이 오고가는데 그중에서도 익숙한 인사가 만사형통(萬事亨通)이다. 듣는 것만으로도 흐믓한 만사형통(萬事亨通). 그런데 형통이 어떻게 통하는 것인지는 알고 만사형통을 기원하는 것일까?

만사형통(萬事亨通)은 문자 창제 초기 고대로부터 널리 사용된 관용어구로 일이 생각대로, 뜻대로 술술 잘 풀려나가는 것을 의미한다는 정도는 쉽게 짐작할 수 있는데 과연 그것이 형통(亨通)의 전부일까?

형통(亨通)은 무엇일까? ‘亨’의 지금의 모습으로부터는 무언가 얻어내기가 쉽지 않지만 옛 글자를 참고하면 형통의 의미를 알아낼 수가 있다.

亨(형통할 형)의 옛 모양을 보면 맨 아래에 ‘○’이 있고 그 위에 ‘□’와 ‘△’이 차례대로 놓여있는 모습으로 되어있다. 따라서 형통의 의미를 알려면 불가불 ‘○□△’을 알아야 하는데, ‘○□△’은 고대로부터 우리 겨레가 인식한 ‘천지인(天地人)’ 즉 ‘하늘과 땅과 만물’을 나타내는 원초적인 상징기호다.

하늘은 크고 둥글어 ‘○’으로 나타내고 땅은 크고 평평하며 사방이 있으므로 ‘□’으로 나타내며 만물은 모두 하늘을 향해 서 있는 세 번째이므로 ‘△’으로 나타낸다. ‘○’은 하늘처럼 둥글어 원(圓)이라 하고 ‘□’은 땅처럼 사방이 있어 방(方)이라 하며 ‘△’은 세 뿔이 있으므로 ‘각(角)’이라 한다. 따라서 이들 요소로부터 亨자의 ‘형통하다’라는 개념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亨의 구성이 상하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은 ‘천지인’의 상징 기호인데 이 기호가 차례대로 쌓였다면 ‘천지인’이 하나로 관통하는 어떤 의미를 읽어낼 수가 있는 것이다.

‘하늘과 땅과 만물’은 태생적으로 위계가 분명하다. 여기서 위계란 하늘은 언제나 위에 높이 있다는 것이며 땅은 언제나 아래 밑에 위치하고 만물은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형통하려면 먼저 천시(天時)를 으뜸으로 이어서 지리(地利)와 인화(人和)를 꼽았는데, 먼저 하늘이 주관하는 때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며 다음으로는 지리적 잇점을 확보해야하고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화합을 꼽았던 것이다. 형통이란 다시말해 천지인의 조화로운 결합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나의 마음이 하늘과 땅의 마음과 하나로 통하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 것이며 역으로 나의 마음이 하늘의 뜻에 거슬리거나 지리적 조건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 그것이 성취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를 알 수도 있다.

그래서 진정으로 ‘형통’하려면 먼저 하늘의 뜻을 헤아려야 한다. 그런데 하늘의 뜻은 ‘가치’로 표현되기도 하므로, 형통하기를 빌기 전에 먼저 그것이 가치있는 일인가를 헤아려야 한다. 가치없는 일이 형통하기를 빈다는 것은 말 그대로 어불성설이다.

사람의 어떤 의도가 땅, 하늘과 더불어 하나로 통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가치있고 조화로운 일인 것이며 좋은 일이고 형통한 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亨’으로 표현되는 ‘형통하다’라는 말의 정의다.

조옥구  1cmc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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