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17일 출시 연기...시범서비스 강행에 택시업계와 신뢰 깨져

지난 10일 분신한 택시기사 최우기씨가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며 국회 앞에서 분신해 끝내 숨졌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설치돼 있는 최우기씨의 분향소.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 정식 출시를 연기했다. 지난 7일 시범서비스를 강행하며 서비스 출시에 의지를 보였던 카카오의 행보에 결국 제동이 걸린 셈이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17일 정식 출시를 앞둔 ‘카풀’ 서비스를 연기한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서비스 사업에 대해 택시업계, 정부, 국회 등과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해왔다”면서 “택시 기사님들은 물론 이용자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더욱 경청하고 반영하기 위해 고민 끝에 카풀 정식 서비스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카카오 카풀 정식 서비스 출시 일정을 못 박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카풀 반대’를 외치며 분신사고가 발생하는 등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을 감안하면 연내 출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분위기다.

터구나 카카오의 이 같은 결정에도 택시업계의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는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신뢰 관계가 무너졌기 때문으로 향후 카풀 서비스 관련 논의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7일 카카오 카풀 시범 서비스를 전격 강행하고 17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혀 택시업계와 또 한 차례 마찰을 빚었다.

더구나 카풀 서비스 출시를 반대하던 택시기사 최모(57)씨가 시범 서비스가 시작된 지 불과 사흘 만에(10일)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자신이 운행하는 택시 안에서 분신하는 사건이 발생해 택시업계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분신을 시도한 최모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에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부터 여의도 국회 앞에 최모씨의 분향소를 차리고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일에는 전 조직을 동원한 10만명 규모의 3차 결의대회에도 나설 방침이어서 카카오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대책위 측은 “국회에서 카풀앱 관련 법률 개정이 논의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아무런 협의도 없이 카카오가 기습적으로 카풀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면서 “최우기 열사 분신 사건으로 택시업계의 분위기가 격앙돼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결의대회는 앞선 2차례의 집회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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