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12년째 ‘지킬앤하이드’ 무대 지켜온 산증인

12년만에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댄버스 경 역에 원캐스트로 출연해 1000회 공연 출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뮤지컬 배우 김봉환.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뮤지컬 배우 김봉환(64)이 12년만에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댄버스 경 역에 원캐스트로 출연해 1000회 공연 출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12일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는 배우 김봉환이 ‘지킬앤하이드’에 같이 출연하는 배우와 스태프 그리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의 기립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1000번째 커튼콜에 나섰다.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한 채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봉환이 맡은 역할 댄버스경은 ‘지킬’의 약혼녀 ‘엠마’의 아버지로 그는 2006년부터 12년째 이 역을 맡아 무대를 지켜온 ‘지킬앤하이드’의 산증인이다. 

1999년 미국에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관람한 후 댄버스경 역으로 무대에 서고 싶었다던 그는 2006년 이 역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온 가족이 기뻐했다고 전했다.  

“한 작품으로 1000번을 무대에 올랐지만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다르기 때문에 늘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한다. 지금도 여전히 무대에 서면 새로운 부분이 보이고, 그만큼 디테일이 생긴다. 공연을 많이 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완성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 봤다. 

이어 “1000회라는 공연을 어떻게 해왔는지 모르겠고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작품을 할 수 있었다는 것도 너무 큰 영광이다. ‘지킬앤하이드’를 하면서 항상 기쁘고 즐거웠다.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와 데이빗 스완 연출을 비롯하여 동료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믿음이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 공연마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신 관객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킬앤하이드’의 댄버스 경은 인생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왔지만 앞으로도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정말 좋아하는 역할이다. 언젠가는 후배 배우들에게 물려줘야 하겠지만 무대에서 설 수 있는 날까지 이 역할을 끝까지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며 역할에 애정을 드러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1886년 출간한 영국 작가 로버트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이 원작이다. 지킬과 하이드로 표현되는 ‘선과 악, 인간의 이중성’을 나타내며 스릴러에 집중된 원작 소설과는 달리 지킬과 하이드, 루시와 엠마 네 인물의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다. 신분도 성격도 너무 다른 두 여자가 한 사람의 몸에 갇힌 두 남자와 엇갈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지킬앤하이드’ 측은 “무대 위에 오르면 배우 김봉환은 온데간데 없고 오롯이 ‘댄버스 경’만 존재한다. 마치 ‘빙의’라도 된 것처럼 캐릭터와 혼연일체의 연기를 보여주며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준다. 과장하거나 거친 연기가 아닌, 작품을 아름답게 풀어내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다. 인간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며 꾸준한 활동을 하고 싶다는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고 밝혔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2019년 5월19일까지 공연하며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등 뮤지컬스타들이 출연해 연일 매진 사례를 이루며 대한민국 뮤지컬계 새로운 흥행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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