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택시호출 거부…12일부터 국회 앞 천막농성

11일 서울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 대회의실에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 대표자들이 택시기사 분신과 관련한 카카오 카풀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카카오 카풀 서비스 앱 출범에 반발한 택시기사의 분신 사망을 계기로 택시업계 단체들이 오는 20일 강경한 끝장집회 개최를 예고했다. 

11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 대회의실에서 제7차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카카오 카풀 시행과 관련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자체 대응 방안을 강구했다. 또한 전 조직을 동원한 10만명 규모의 제3차 결의대회 개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대한민국 적폐 1호인 국회가 변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은 변하지 않는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10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를 열고 택시기사의 애환을 국민께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 위원장은 “고귀한 생명이 돌아가신 만큼 집회가 과격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차량은 1만대를 동원해 국회를 둘러싸고 서강대교를 막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랑 몸싸움을 하겠지만 우리는 이렇게 사나 (경찰에) 잡혀 죽으나 똑같은 삶이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서 법에 저촉되는 것은 우리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책위 측도 “국회에서 카풀앱 관련 법률 개정이 논의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아무런 협의도 없이 카카오가 기습적으로 카풀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최우기 열사 분신 사건으로 택시업계의 분위기가 격앙돼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결의대회는 앞선 2차례의 집회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책위는 오는 12일부터 국회 앞에서 카풀 척결을 위한 철야 천막농성 진행도 결의했다. 천막농성장에는 ‘최우기 열사 분향소’를 설치하고 택시 4개 단체가 돌아가며 철야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2시경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소속 최우기(57)씨가 신호 대기 중인 자신의 택시 안에서 몸에 시너를 끼얹고 스스로 불을 붙이는 분신을 시도했다. 최씨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그는 유서에서 “전국의 모든 택시 노동자들이 불같이 일어나 이번 기회에 택시 근로자들이 제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라며 이 한 몸을 내던진다.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 바란다”고 적었다.

최씨의 사망으로 사실상 기정사실화 돼왔던 ‘카카오T 카풀 서비스’ 도입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오는 17일로 예정돼 있던 서비스 시작에 급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카카오 카풀 시행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카카오T 택시호출을 거부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의 소속 택시기사들에게도 카카오T 앱 삭제·호출 거부 등의 방침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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