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북한에 금강산골프장·리조트 보유...대북사업과 남북화해시대 주목

국내 대표 레저업체 아난티가 지난 10일 세계 3대 투자의 귀재로 평가받는 짐 로저스를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됐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

워런 버핏, 조지 소르스와 함께 세계적인 큰손으로 불리는 짐 로저스가 국내 한 레저업체의 사외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아난티는 이달 말 개최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짐 로저스는 그동안 북한에 대한 상당한 애정을 보여왔다. 그는 2015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고 밝힌 데 이어, 이듬해인 2016년에는 북환 화폐와 채권투자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스위스에서 성장해 외부세상을 알고 있는 김정은은 분명히 개방을 원할 것"이라며 "북한에서는 뭘 하든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북투자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그가 국내 레저업체에 불과한 아난티의 사외이사로 나서는 것은 아난티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한의 레저시설 운영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아난티는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에 '금강산 아난티 골프&온천 리조트'를 보유 중이다. 이 곳은 2004년 12월 착공해 2008년 5월 개장했다. 하지만 개장 두달만에 금강산에서 한국관광객 피살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재계에서는 바로 이런 점을 근거로 짐 로저스와 아난티가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내 사업시설 운영권을 갖고 있는 아난티의 사업구조에 짐 로저스가 매력을 느꼈고, 아난티는 글로벌 큰손인 짐 로저스의 경영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성립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아난티에 1800억원을 투자한 중국의 중국민생투자가 짐 로저스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어 양측의 만나는 교가 역할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짐 로서스의 아난티 합류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난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 아난티는 11일 주가가 전날보다 20% 이상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키움증권은 "아난티를 다시 기업분석 목록에 편입시키겠다"면서도 "짐 로저스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도 금강산 리조트가 재개장하는 시기를 확정할 수 없고, 개장 이후에도 새로운 비용투입 등 리스크가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