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 출신 사장급 위원장 영입...바른 기업문화 구축 위해 임원진 개혁 예고

태광그룹이 9일 임수빈 전 부장검사를 영입해 '정도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태광그룹이 정도경영실을 신설하면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예고했다. 

재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9일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위원장(사장급)으로 영입한 후, '정도경영위원회'를 새롭게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정도경영위원회는 상설기구로, 주요 계열사 CEO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태광그룹이 새롭게 정도경영위를 출범시키면서 재계는 태광그룹이 대대적인 인적쇄신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총수일가를 비롯해 기존 경영진의 잘못됐던 관행들을 바로잡고, 어수선한 그룹분위기를 다시 다잡기 위해 조직개편과 함께 임원진들에 대한 쇄신작업이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태광그룹은 이와 관련 "지난 8월 지배구조 개선작업으로 마련한 개혁의 밑그림 위에 그룹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계획 중 하나"라며 "정도경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하는데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앙지검 출신의 개혁파 검사로 알려진 임 전 부장검사를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임 전 부장검사는 사법연수원 19기로 춘천지검 속초지검장, 대검찰청 공안과장을 거쳐 2009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를 지냈다. 당시 그는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한 상부지시에 대해 "언론의 자유 등을 비춰볼 때 보도한 제작진을 기소하는 것은 무리"라며 검찰 수뇌부와 갈등 끝에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올해 초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내정됐지만, 개인사정으로 고사한 후 법무법인 서평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함께 변호사로 활동했다. 임 위원장은 "처음에는 태광그룹의 제안을 받고 고사했지만, 별다른 인연이 없던 저에게 수차례 제의를 하면서 진정성을 느꼈다"며 "태광그룹을 국가와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도경영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면서 태광그룹은 조직개편과 인적쇄신 등 대대적인 혁신에 나설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미 태광그룹은 2016년 말부터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나섰으며, 이호진 전 회장은 자신이 소유했던 계열사들을 무상증여하거나, 합병시킨 상태다. 또한 1300억원대에 달하는 개인 지분을 세화여중·고와 태광산업에 무상증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원시원하게 진행된 조직개편과 달리 인적쇄신은 현재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의 검찰수사와 재판이 이어지면서 인사와 관련한 부분이 적체됐기 때문이다. 실제 총수일가인 이 전 회장의 부인 신유나씨가 방송을 통해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털어놀 정도다.  

재계 한 관계자는 "태광그룹은 현재 인적부분에서 내부갈등이 상당한 상황"이라며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춘 외부인사에게 전권을 쥐어준 것은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통해 그룹을 탈바꿈시키려는 오너일가의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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