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50대·임원은 40대...중간지주사 변신 준비하는 SKT, 대규모 조직개편

SK그룹(최태원 회장)이 6일 대대적인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조대식(왼쪽에서 두번째) 의장이 재선임됐다. 박정호(왼쪽에서 세번째) SKT텔레콤 사장과 박성욱(마지막 사진) SK하이닉스 부회장은 각각 글로벌 성장위원장과 정보통신기술위원장을 맡게 됐다. 사진=민주신문 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혁신을 위한 세대교체를 지속하고, 미래 리더 육성에 속도를 내고자 한다."

SK그룹(최태원 회장)이 지난 6일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사장 승진자 4명을 포함해 총 151명에 대한 승진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 예상 외의 승진 인사는 없었지만, 젊고 유능한 젊은 임원들이 대거 발탁되면서 향후 세대교체에 SK그룹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번 SK그룹의 인사는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를 통해 협의됐다. 이 과정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조대식 의장이 새로 선임됐으며, 50대 CEO들이 전면배치됐다. 

SK그룹 측은 이와 관련 "사상 최대 실적이지만 불확실한 경기 전망 등을 고려해 예년 수준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면서 "리더십 혁신을 위한 세대교체를 지속하고, 유능한 인재의 조기 발탁 및 전진배치를 통해 미래 리더 육성에 속도를 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70's 임원들, 대거 전진배치 

SK그룹은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이번 인사를 협의했다. 이 과정에서 조대식 의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재선임됐다.

조 의장은 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의 사장을 지냈으며, 신약개발과 의약품 생산, 반도체소재 등 신규 성장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관계사의 사업가치를 높인 점을 인정받아 17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에 올랐다. SK그룹 측은 "지난해 신임 의장으로 선임된 후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그룹을 성장시켜왔다"면서 "의장후보추천위원회의 만장일치로 재선임됐다"고 설명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장은 일부 변경됐다. 박정호 SKT 사장이 맡아왔던 정보통신기술(ICT)위원장에는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선임됐다. 대신 박 부회장이 맡아왔던 글로벌성장위원장은 박정호 사장이 맡게 됐다. 사회공헌위원장에는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선임됐다. 

사장단 인사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진행됐다. 이석희 사업총괄이 SK하이닉스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안잰형 글로벌비즈 대표가 SK건설 사장으로 선임됐다. 윤병석 솔루션&트레이딩부문장도 SK가스 사장으로 승진했다. 나경수 SK이노베이션 전략기획본부장은 SK종합화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장으로 직급이 뛰었다. 

조직개편도 동시에 진행됐다. SK그룹의 주력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부문과 소재사업부문을 중심으로 조직이 강화됐다.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은 전략본부를 BM(사업모델)혁신본부로 명칭을 바꾸고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SK네트웍스는 기존 모빌리티 부문을 렌터카와 CEO직속조직으로 이원화해 AJ렌터카 합병 이후 조직운영의 효율성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개편에 착수했다. 

중간지주사 변신하는 SKT, 세대교체 나서

SK그룹의 주력계열사 중 하나인 SKT도 6일 조직개편과 함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계열사 대표 교체를 비롯해 대규모 조직개편에 나서면서 ICT중간지주사로 가기 위한 변신에 나섰다는 평가다. 

박정호 사장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사장 직속으로 MNO(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4대 사업부 조직과 신규사업을 담당하는 IoT와 AI사업단을 배치했다. 이들 사업부와 사업단은 향후 SKT가 ICT중간지주사로 변모하게 되면 자회사 형태로 분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MNO사업부장에는 유영상 코퍼레이트센터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맡게 됐다. 박 사장이 직접 대표를 겸직하게 된 SK브로드밴드는 운영총괄로 윤원영 통합유통혁신단장(전무)이 선임됐다. 보안부문은 최진환 현 ADT캡스 대표가 유임(보안사업부장 겸직)됐으며, 이상호 11번가 대표도 커머스사업부장을 겸임하며 유임됐다. 

신설된 2개 사업단 중 IoT/데이터 사업단에는 장홍성 단장이 선임됐다. 장 단장은 스마트시티, 보안인증, 스마트팩토리, 데이터마케팅 등 성장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AI/모빌리티 사업단에는 장유성 단장이 선임됐다. 장 단장은 세계적인 자연어 기반 지식엔진 '울프램 알파'의 창립멤버로, SKT의 인공지능 서비스인 누구(NUGU)의 AI사업과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사업을 담당할 계획이다. 

박정호 사장은 이번 인사와 관련 "젊고 실력있는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해 도전과 혁신의 조직문화를 대폭 강화하겠다"면서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1등사업자로서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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