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 사장단 인사, 반도체만 승진잔치...동생 이서현 사장 패션부문 마감 복지재단으로

삼성그룹이 6일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김기남(왼쪽) 삼성전자 DS부문장(반도체 총괄)은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이서현(오른쪽)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변화보다 안정!

집행유예로 지난 2월부터 경영에 복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지난 6일 단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를 보면 대부분의 CEO들이 제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김기남 DS부문장(반도체 사업 총괄)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김현석 CE부문장(소비자가전 총괄), 고동진 IM부문장(스마트폰·IT 총괄) 등 3K로 불리는 이들이 모두 유임됐다. 다른 계열사들의 경우 사장단 인사는 변화가 없었지만, 부사장급부터는 상당한 변화를 줘 향후 세대교체 가능성을 열어뒀다. 

눈에 띄는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다른 계열사와 달리 유일하게 사장단 인사가 단행됐다. 김명수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 반면 패션사업부문을 총괄했던 이서현 사장(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생)은 삼성복자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대거 승진

삼성전자는 6일 사장단·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내며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부문의 김기남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기존 3K로 불리는 김현석 사장과 고동진 사장이 유임됐다. 

향후 변화의 가능성도 엿보인다. 노태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향후 세대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노 사장은 고동진 사장이 맡고 있는 IM부문의 무선사업부장을 맡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1968년생인 노 사장은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10년만인 39세에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소규모 사장단 인사를 결정한 배경으로 ▲3명 모두 부임한지 1년이 되지 않은 점 ▲사업환경이 불안해지고 있다는 점 ▲잇딴 총수일가의 재판으로 인해 내부 기강확립이 필요할 것이란 점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기존 사장단들의 업무 역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이 같은 소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된 바 있다. 2014년 당시 스마트폰 시장 둔화와 영업이익 감소로 인해 위기감이 높아졌을 때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대규모 인적쇄신보다는 지금과 같은 소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삼성전자 인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삼성 특유의 철저한 '성과주의'다. 사장단 인사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임원급에서는 반도체 부문이 약진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임원 승진자 중 절반이 넘는 80여명이 DS부문에서 나왔다. 반면 TV·가전·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승진자가 78명에 불과했다. 

다른 계열사도 성과 중심 소규모 인사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6일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단행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와 함께 차세대 리더양성을 위한 과감한 발탁이 눈에 띈다. 

삼성전기는 강사윤 PLP솔루션사업팀장과 김두영 콤포넌트솔루션사업부 제조팀장을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동시에 총 15명에 달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창립 이래 최초로 이정원 상무를 여성 임원으로 선임됐다. 

총 22명의 승진을 단행한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김태수 OLED사업부 개발실장과 백지호 OLED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태수 부사장은 플렉시블OLED 기술 성능의 차별화 등 핵심 기술 개발을 주도한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백지호 부사장은 모바일 시장에서의 OLED제품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전장 등 신시장 개척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했다. 

이밖에도 삼성SDI는 김완표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15명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으며, 삼성SDS는 윤심 연구소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18명의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복지재단으로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그룹 사장단 및 임원 인사 중 삼성물산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번 인사에서 김명수 물산부문 부사장을 EPC경쟁력강화 TF장(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생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물산 내 핵심요직의 수장이 된 김명수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알려져 있다. 1984년 삼성전자 입사 이후 경영지원실 지원팀장, 미래전략실 2팀장,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지원총괄 등을 역임한 후, 지난해 말부터 EPC경쟁력강화 TF장을 맡았다. 

반면 삼성물산에서 패션사업부문을 이끌어온 이서현 사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삼성복지재단은 1989년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됐으며, 현재 보육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

삼성그룹은 복지재단 외에도 1965년 설립한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 호암재단 등을 거느리고 있다. 삼성복지재단은 이 사장의 이사장 선임과 관련 "재단 설립 취지를 계승하고 사회공헌 사업을 더욱 발전시킬 적임자"이라고 밝혔다. 

복지재단으로 자리를 옮긴 이 사장은 동시에 어머니인 홍라희 여사가 맡았던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도 맡게 된다. 홍 전 관장은 2017년 3월 리움과 호암미술관에서 사퇴했다.

재계에서는 이 사장이 향후 어머니가 맡았던 리움미술관 관장직을 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후속인사는 다음주에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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