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부터~26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조선 제22대 왕 정조(1752~1800)의 어머니이자 권력다툼으로 뒤주속에서 죽어 간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1735~1815)를 위해 마련된 성대한 회갑연이 무대 공연으로 화려하게 재연된다. 

국립국악원은 21부터 26일까지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송년 공연으로 조선 왕실의 음악과 춤을 통해 전통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고자 만든 작품 궁중연례악 ‘태평서곡’을 선보인다. 
  
지금으로부터 223년 전인 1795년 수원 화성행궁에서 열린 혜경궁 회갑연은 단순한 잔치나 연희의 수준을 넘어 궁중 예술을 망라한 당대 최고 수준 문화의 결정체였다. 

특히 이번 공연은 당시 회갑연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를 바탕으로 꾸며지는데 수제천과 여민락 등 대표적인 궁중 음악과 함께 ‘무고(舞鼓)’와 ‘선유락(船遊樂)’ 등 화려한 궁중 무용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은 “특히 뱃놀이를 기원으로 한 '선유락'은 이번 공연에서 가장 큰 규모와 화려함을 자랑하는 궁중 무용이다. 우렁찬 대취타와 함께 무용수가 대거 등장해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한다”고 전했다. 

또한 “음악과 무용 외에도 평소 접하기 어려운 궁중 복식과 의물 역시 공연의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고 덧붙였다. 

공연 전 상영하는 프롤로그 영상에서는 회갑연을 준비하는 정조의 내면을 담았다. 스스로 제례악 악장을 짓거나 악서를 편찬하는 등 역대 조선 왕 중 특히 악학(樂學)에 조예가 깊었던 정조의 음악성을 부각하기 위해 당시 그가 혜경궁 회갑연을 축하하기 위해 지은 한시에 가곡 선율을 붙여 만든 노래도 들려준다. 

특히 이번 공연을 위해 옹주와 왕자 배역을 추가했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모자간 대화 외에 혜경궁이 손주들과 정을 나누는 대사 등을 추가해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태평서곡’은 2001년 초연 이후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과 2010년 파리 ‘일드 프랑스 페스티벌’ 등에 초청되면서 국내외 관객들에게 호평과 함께 뜨거운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임재원 국립국악원장은 "국립국악원이 아니면 선보이기 어려운 궁중 예술의 깊은 멋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랑했다. 정조 역에는 배우 이동준, 혜경궁 홍씨 역에는 배우 김정영이 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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