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사관 점유 마지막 70m 돌담길 안쪽으로 이어 설득

덕수궁 돌담길 연결 구간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지난 60년 영욕으로 점철된 세월만큼 가슴을 답답하게 했던 서울 덕수궁 돌담길 1.1㎞가 오늘(7일) 완전개방한다.  

서울시는 덕수궁 돌담길 미개방 구간 일부(대사관 직원 숙소 앞~영국대사관 후문, 100m)를 지난해 8월 개방한 데 이어 영국대사관 때문에 막혀있던 나머지 70m 구간(영국대사관 후문~정문)도 오늘부터 정식 개방해 덕수궁 대한문~덕수궁길∼미국대사관저∼영국대사관 후문∼영국대사관 정문∼세종대로 등의 돌담길 경로가 모두 이어진다. 

서울시는 “2014년 영국대사관의 문을 두드린 뒤 4년여에 걸쳐 영국 대사관과 문화재청이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고 협력해 이뤄낸 결실”이라고 말했다.

사실 영국대사관측은 보안을 이유로 덕수궁 저녁개방을 꺼렸으나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영국대사관 정문부터 세종대로까지 기존 돌담길에 문양을 넣어 다시 포장하고 담장과 어울리는 길말뚝(볼라드)을 설치해 담장 안쪽으로 보행로를 확보했다. 중구청과 함께 돌담을 따라 경관조명도 설치하고 돌담에 출입구를 설치하는 방안으로 영국을 설득했다. 

다만 담장 안쪽 보행로는 덕수궁 보호를 위해 궁 관람 시간과 같이 개방·폐쇄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궁 관람시간에만 개방하며 매주 월요일은 덕수궁 휴무 때문에 개방되지 않는다. 

시는 이날 오전 10시 돌담길 주변인 대한성공회 뒷마당에서 박원순 시장과 정재숙 문화재청장, 사이먼 스미스(Simon Smith) 주한영국대사를 비롯해 50여명의 초청해 공식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박 시장은 “덕수궁돌담길 연결을 위해 오랜 협의와 노력으로 난관을 극복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 오늘 개방되는 길을 비롯해 덕수궁 돌담길이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로서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오늘 개방으로 시민이 덕수궁 궁궐 주위를 마음껏 둘러볼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돌담길과 함께 덕수궁도 더욱 시민에게 사랑받는 문화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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