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조원 매각주관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농협·BNK금융, MBK파트너스 관심

롯데그룹이 지난달 29일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에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롯데그룹이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달 29일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계획을 밝혔다. 금융계열사를 팔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최대 2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인수합병(M&A)전의 서막이 올랐다는 관측이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인수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로 평가받는 MBK파트너스가 이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농협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등도 이번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또한 금융계열사 확장에 나서고 있는 한화그룹과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우리금융지주도 이번 인수전의 변수로 평가된다. 

롯데그룹은 29일 금융계열사 매각을 위한 매각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했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금융사들을 포함해 신한, 하나, KB 등 대형금융그룹에도 인수제안서를 담은 투자안내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두 회사를 묶어 최대 2조원 이상에 매각하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롯데카드의 경우 8000억~1조원, 롯데손보는 5000억원 이하로 평가하고 있어 인수가격 협상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일단 가장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유력한 인수후보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9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상당한 실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의 매각 발표 전부터 내부적으로 인수검토를 한 것으로 알려진 농협금융지주도 유력 후보다. 현재 금융지주사 내 계열사들의 실적이 은행과 증권에 집중돼 있어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롯데 금융계열사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지주는 롯데그룹과의 인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BNK금융지주의 지분 11.1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BNK금융지주는 롯데금융계열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기업 중에서는 한화그룹이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미 한화생명, 한화손보, 한화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점유율이 약한 손보부문과 사업확장을 하지 않은 카드 부문 인수를 통해 새로운 성장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이밖에도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등을 잇따라 인수해 또다시 조(兆)단위 인수전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우선하고 있어 인수에 적극적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 매각에 나서면서 기존 금융그룹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며 "이제 인수절차가 시작된만큼 행보를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MBK 대 금융그룹 간의 대결구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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