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눈 먼’ 자해 공갈단 기승

▲ 최근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골라 보험금을 타낸 형제 보험 사기단이 적발됐다. 이 들은 차량 블랙박스로 합의금과 보험처리를 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피해자들을 협박했다.

서로 짜고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건강한 사람을 환자로 위장해 병원에 입원하고 심지어 자신의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등 보험금을 노리는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혹시 모를 교통사고 원인 규명의 목적으로 보급된 블랙박스를 이용하는 등의 날로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보험사기에 관련된 기획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형사처벌 외에 업무정지 등 행정 조치가 병행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짜고치는 고전수법, 브로커 낀 전문조직 등 '각양각색'
보험사기로 연간 3조4천억 누수…가구당 20만원 부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0년보다 13.1%(489억원) 늘어난 4,237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인원은 4.5%(3,120명) 증가한 7만 233명으로 나타났다. 사기유형별로는 입원 당일부터 입원비가 지급돼 쉽게 보험비를 탈 수 있는 허위·과다 입원 등 허위사고가 70.5%로 가장 많았고 가해자·피해자간 자동차 고위사고(19.9%), 병원 피해 과장사고(4.8%)가 그 뒤를 이었다.

임신 7개월 산모도 동원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보험사기’가 만연하다. 그 수법도 주로 가벼운 교통사고로 위장하는 고전적인 방법은 물론 자신의 신체부위를 자해하는 충격적인 수법도 존재한다. 또한 최근에는 전문성을 갖춘 수법까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선후배 등 지인들이 총동원해 서로 짜고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후 보험금을 탄 일당 12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김모씨(33) 등은 2009년 9월부터 공범들과 서로 짜고 교통사고를 내는 등의 수법으로 41회에 걸쳐 보험회사로부터 2억 1,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일당 중에는 임신 7개월 임산부도 있었다. 지난해 3월에는 보험회사 대리점 사장 박모씨(52)가 인터넷 동호회 회원 23명과 짜고 다수의 보험 상품에 들게 하고 위장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미사고자를 사고자로 둔갑시키는 등의 수법으로 총 37차례에 걸쳐 보험금 5억 6,000만원을 뜯어냈다.

같은해 11월 광주광역시에서는 고액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자신의 손가락을 절단하고 보험금 2억원을 편취한 형제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정씨는 2010년 6개의 생명보험사에 약 20억원 상당의 장기상해보험에 가입 후 다음해인 2011년 2월 아파트 리모델링 작업 중 목재 절단기에 왼쪽 새끼손가락을 잘라 사고를 당한 것처럼 위장해 보험금 2억 300만원을 타냈다.

또한 강원도 태백에서는 주민과 병원 원장과 사무장, 보험설계사 등 400여명이 서로 짜고 치는 사상 최대의 보험사기가 적발됐다. 병원은 서로 공모해 입원 당일에만 진료받고 입원하지 않아도 입원환자로 표시되는 소위 ‘차트환자’를 유치하거나 통원치료가 가능한 경미한 환자를 입원한 것처럼 위장해 요양급여비 17억 1,000만원을 편취했으며 보험설계사는 허위 입원과 함께 입원기간 중에 “등본도 떼지 말고 비행기도 타지 말라”는 등 단속을 피하는 교육까지 실시하는 등 140억원의 보험금을 가로챘다.

최근에는 고급 승용차를 이용해 교통법규 위반차량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고 ‘블랙박스’를 이용해 합의금과 보험처리를 요구한 형제 보험 사기단이 발각됐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합의를 해주지 않으면 피해자들의 법규위반 행위가 담긴 자신의 블랙박스 동영상을 경찰에 제출하겠다고 협박했으며,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연기하거나 거절했을 시 운전석, 조수석, 후방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활용해 금융감독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해 악질적으로 보험금을 뜯었다.

‘허위 입원’ 많은 이유

지난 2010년 민영보험 부문(공제포함)에서 연간 보험사기로 누수되는 금액이 약 3조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년 전인 2006년 기준 2조 2,000억원보다 52.9%가 증가한 규모다. 보험사기 누수로 국민 1인당 7만원, 1가구당 20만원씩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보험사기 적발건수도 매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2011년 적발금액은 2010년보다 13.1%(489억원) 늘어난 4,237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인원은 4.5%(3,120명) 증가한 7만 233명으로 나타났다. 보험종류별로는 자동차보험이 2,40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장기손해보험(1,029억원), 보장성생명보험(629억원) 순이었다.

아울러 사기유형별로는 입원 당일부터 입원비가 지급된다는 점을 악용한 허위·과다 입원 등 허위사고가 70.5%로 가장 많았으며 가해자·피해자간 자동차 고의사고(19.9%), 병원 피해 과장사고(4.8%)가 그 뒤를 이었다. 박종각 금감원 보험조사실 조사분석팀장은 “보험사기에 관련된 기획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형사처벌 외에 업무정지 등 행정 조치가 병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에 체계화된 계약심사 절차를 구축하도록 하고 다수보험에 가입 후 사고발생 빈도, 보험가입직후 사고율, 원격지입원율 등을 지표화해 이 지표가 급등하는 등 이상 징후를 조기해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기경보시스템’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장민서 기자 kireida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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