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에 뇌전증 신약 판매허가 신청…16개 신약후보 줄줄이 대기

코오롱 이웅열(왼쪽) 회장과 SK 최태원 회장.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이 자회사 티슈진에 투자해 개발한 퇴행성관절염 신약 인보사가 잇따라 수출되는 가운데 SK 최태원 회장의 신약 개발도 빛을 볼지 관심이 모인다. 이 회장은 28일 내년부터 그룹 회장 직을 내려놓겠다고 전격 선언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의 '아름다운 퇴장'이 그룹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SK㈜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이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뇌전증 신약 판매허가(NDA)를 신청하면서 관련업계 초심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바이오ㆍ제약업계에 따르면 SK 최태원 회장이 장기간 투자를 아끼지 않던 신약개발 결실이 맺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을 기술 수출하지 않고, FDA에 직접 NDA를 제출했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은 크다.

주목받는 신약은 세노바메이트(Cenobamate)로 뇌전증 치료제다. 뇌전증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가 흥분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새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크다. 현재까지 많은 뇌전증 치료제가 시판됐지만, 뇌전증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여전히 발작 증상으로 고통 받고 있기 때문.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전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2년까지 69억 달러(약 7조 원)규모로 올해 대비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팜은 세계 최대 바이오ㆍ제약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만큼 북미•유럽•아시아•중남미 등에서 24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SK Life Science, Inc.)를 통해 NDA를 제출했다.

SK는 1993년 신약개발 시작 이후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에 주력해왔고, 고비가 있을 때마다 최 회장의 의지로 투자가 지속됐다는 전언이다. 제약ㆍ바이오업계는 꿀뚝 없는 산업이라 불리는 만큼 투자 대비 성과가 낮은 만큼 그룹 오너의 의지가 중요하다. 최 회장은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는 신약 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해 왔다.

SK바이오팜 연구소. 사진=SK

현재 SK바이오팜은 국내 최다인 16개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 시험 승인(IND, Investigational New Drug)을 FDA로부터 확보한 만큼 최 회장의 결실은 시간이 갈수록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코오롱 이웅열 회장이 19년간 1100억원을 신약 개발해 투자해 성공한 궤적을 최 회장도 따를 것이란 관측이다.

코오롱그룹 계열사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인보사를 글로벌제약사인 먼디파마와 계약을 통해 총 6677억 원(약 5억9160만 달러)을 기술 수출했다. 먼디파마는 이번 계약을 통해 일본 내에서 인보사 연구, 개발, 특허 및 상업화 할 수 있는 독점권을 갖고, 계약기간은 일본 내 제품 출시 이후 15년간이다.

계약금은 반환의무가 없는 300억원(약 2665만 달러) 가량이다. 기술 수출인 만큼 매출에 따른 기술료는 별도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내 무릎 골관절염 환자 수는 약 31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5% 수준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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