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편의점·호텔 '적자', 이마트·스타필드만 '체면'...증권사들 목표주가 내려

신세계그룹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재계에서는 정용진 부회장(맨 오른쪽)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가 추진 중인 신사업들이 3분기에 모두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여기까지인걸까? 아니면 곧 반전이 시작될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타필드를 통해 신세계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줬던 정 부회장이 최근 진행한 사업마다 쭉을 쑤고 있어서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온라인몰(이마트몰)을 시작으로, 편의점(이마트24), 호텔(레스케이프호텔)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다. 정 부회장은 새로운 사업들이 신세계그룹의 미래먹거리가 될 것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까지 않았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을 보면 정 부회장의 추진한 신사업들의 성적표는 그야말로 낙제점이다. 모두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던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사업초기 단계인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대다수다. 

부진한 이마트, 신사업이 발목잡아

신세계그룹은 현재 이명희 회장의 자재들인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정유경 총괄사장이 백화점을 담당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사실상 이마트 부문과 신세계백화점부문으로 나눠 경영되고 있어 남매경영 혹은 계열분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3분기에 매출액 4조7272억원, 영업이익은 19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3.9%나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49% 감소했다. 

사업부별로 내역을 살펴보면 할인점 사업의 영업이익은 1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줄었다.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는 실적이 개선됐다. 트레이더스의 영업이익은 24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5.% 신장됐고, 스타필드는 3분기에 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로 전환했다. 

반면 온라인(이마트몰) 사업부문은 4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편의점(이마트24) 사업부문은 점포가 3500까지 늘었지만, 74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 7월 문을 연 호텔 레스케이프 도 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호텔레스케이프로 인해 3분기에 39억원의 적자를 기록해야 했다. 

금융권은 신세계그룹의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유독 정 부회장이 추진한 신사업들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27만원으로 낮췄고, 메리츠종금증권도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27만원에서 24만원으로 내렸다. 정 부회장이 맡고 있는 주력사업인 이마트의 실적이 부진하고,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들도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 근거로 보인다. 

동생과의 실적비교에서도 밀려

정 부회장의 부진한 모습은 신세계그룹의 3분기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동생인 정유경 총괄사장이 맡고 있는 (주)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실적개선을 이뤄낸 것과 달리, 정 부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푸드 등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통해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광주신세계 등 5곳의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 5개 회사는 3분기에 최소 5.3%에서 최대 58%에 이르기까지 순이익이 줄어들었다.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신세계I&C 뿐이다. 

이마트는 3분기 영업이익이 401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13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5383억원) 23.1% 급감했다. 이마트가 최대주주인 신세계푸드 역시 3분기 매출액이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225억원을 기록하며 소폭 하락했다. 

신세계건설은 무려 43.9%나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3분기 763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276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번 3분기에는 342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총괄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주)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실적이 모두 증가했다. (주)신세계는 3분기 누적매출액이 3조6444억원으로 전년대비 31.2% 늘어났고, 영업이익도 193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2%, 당기순이익은 124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7%가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2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전년동기대비(64억원) 358.7%나 급증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신사업들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시작단계인 만큼 앞으로의 실적이 중요하다"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신사업을 어떻게 정리할 지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5년 12월 정유경 부사장이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마트를 비롯한 할인점과 식품·건설은 정용진 부회장이, 백화점과 호텔 사업은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경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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