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선제대응 차원,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와 협상

LG그룹이 계열사인 서브윈의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사업부를 매각키로 결정하고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서브원 캡쳐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서브윈도 어피니티로?

LG그룹이 매각을 결정한 서브윈의 매각파트너로 홍콩계 사모펀드(PEF)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를 선택했다. 이에 앞서 LG그룹은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정에 사전 대응하기 위해 서브원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부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MRO사업부가 매각되면 서브윈은 기존 건설부문과 건물관리, 레저사업만을 운영하게 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브원의 MRO사업부의 매각예상가는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서브원의 매각가로 최소 7000억원 이상을 예상했다. 

매각방식은 MRO사업부를 분리해 신설법인의 경영권을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어피니티가 신설법인의 지분 50~70%를 인수하는 방식인 셈이다. 정확한 인수방식과 가격은 어피니티의 실사 이후 조정과정을 거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일단 어피니티와 협상을 통해 연말까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연말까지 인수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MBK파트너스로 협상권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신설되는 서브원 MRO사업부에 대한 LG그룹 계열사들의 물량 보장이다. 어피니티와 LG그룹은 이 부분에 대해 확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법인인 만큼 (주)LG가 계열사들에게 물량 보장에 대한 부분을 강요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재계에서는 (주)LG가 신설법인의 2대주주로 남기 때문에 앞으로도 거래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그룹이 서브원의 MRO사업부를 매각하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알려졋다. 이미 물류회사인 판토스는 미래에셋PE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경영에 본격 나서면서 차후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선제적으로 매각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서브원 MRO 사업부 매각 역시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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