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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컵갑질' 그 후...KCGI 칼날 한진 경영권 찌르다토종헤지펀드 KCGI, 한진칼 지분 10% 매입 경영권 위협...外人 합작시 그룹 '흔들'
  • 서종열 기자
  • 승인 2018.11.2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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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기업지배구조 전문가인 강성부(오른쪽) 대표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KCGI가 지난 14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9%를 사들이며 '경영참여' 의사를 밝혔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한진그룹이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인 강성부 대표의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CGI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10% 사들이면서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총수 일가와 KCGI의 의결권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14일 기준 유한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지분 9%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레이스홀딩스의 대주주는 KCGI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KCGI는 현재 한진칼 주식 532만2666주(지분율 9%)를 주당 2만4557원에 취득했다. 

KCGI의 한진칼 지분 취득 소식과 함께 경영참여 목적이 알려지자 한진그룹 측은 당황하는 모습이다. 연초 '물컵갑질'로 시작된 사정당국의 강력한 조사에 이어, 이번에는 경영권 위협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13일 국토교통부가 항공사 임원자격 요건을 강화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한진그룹는 이미 위기를 체감하고 있던 터엿다. 연초 불거진 갑질사태와 관련해 벌금형만 받아도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직이 날라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강성부의 KCGI, 지분 10% 이상 확보했나

한진그룹의 경영참여를 선언한 KCGI는 국내 대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로 알려진 강성부 대표가 설립한 사모투자펀드운용사다. 강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2005년 국내 최초로 국내 대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신한금융투자에서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을 일하다 2015년 LK파트너스 대표로 선임됐다. LK시절에는 요진건설 2대주주로 올라서며 주목받았으며, 다양한 투자를 통해 실력을 입증했다.

지난 8월 LK에서 독립한 강 대표는 곧바로 행동주의 사모펀드운용사인 KCGI를 설립했다. 이 PEF운용사는 저평가된 기업의 지분을 확보해 지배구조를 개선한 후 가치를 올리는 것을 전략으로 삼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런 그의 전략을 감안할 때 한진칼의 경영참여를 선언한 KCGI가 이미 한진칼의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법상 PEF가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할 경우 10% 이상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분 취득 목적은 이미 밝혀진 것처럼 '경영참여'다. KCGI 측은 "세부적인 계획은 없지만, 경영과 관련해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정지, 이사회 등 정관변경, 배당, 합병, 주식과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등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한진칼의 경영에 전방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한진그룹은 이에 대해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KCGI가 지분을 사들인 한진칼이 사실상 한진그룹의 지배하는 지주회사이기 때문이다. 한진칼은 현재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지분을 각각 29.96%, 60%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로, 의결권이 있는 지분 28.95%를 갖고 있다.

이외에 한진칼의 주요 기관투자자들로는 국민연금 8.35%, 크레디트스위스(CS) 5.03%, 한국투자신탁운용 3.81%, 기타 외국인주주 5.88% 등이 있다. 

재계에서는 이들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KCGI에 힘을 실어줄 경우 조 회장 등 총수일가의 지분율을 넘어서게 돼 경영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CGI가 보유한 지분과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을 합칠 경우 총 33%가 넘게 된다. 

광장과 함께 대응나선 한진

KCGI는 일단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자,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19일 법률자문사인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것은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유휴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가 지연죔에 따라 주가가 매우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영권까지 넘보지는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어 "일부 외국계 투기자본이 요구하는 비합리적인 배당정책이나 인력 구조조정 및 주가부양책을 통한 단기 이익실현은 지양한다"며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활동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엘리엣이나 헤르메스처럼 단기성과를 추구하는 외국계헤지펀드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KCGI는 펀드 만기가 최장 14년에 달하는 장기투자자임을 강조했다. 

반면 한진그룹도 발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NH투자증권과 회의를 거쳤고, 법무법인 광장을 자문사로 선정해 방어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일단 KCGI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한진그룹의 향후 대응책에 따라 KCGI 역시 다양한 전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진그룹이 KCGI의 요구대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경우 동반자적 관계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양측이 우호주주 결집을 통한 세력대결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재계관계자들도 한진그룹이 KCGI의 요구를 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연초부터 불거졌던 갑질사태와 관련해 이미 검찰에 횡령·배임·사기 혐의로 기소된 상황"이라며 "사실상 형사소송에만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KCGI의 요구안인 지배구조 개선에 타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서종열 기자  snikers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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