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5세 일기로 별세, 판타스틱4로 성공 후, 헐크·아이언맨 등 영웅 탄생시켜

1988년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배우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스탠 리. 12일(현지시간)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마블의 아버지' 스탠 리가 지난 1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스탠 리는 잘 알려진 것처럼 만화계의 큰 별이었다. 마블코믹스를 통해 헐크,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다양한 슈퍼히어로를 탄생시킨 이가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그의 본명은 '스탠 마틴 리버'지만, 필명으로 사용했던 '스탠 리'가 더 잘 알려졌고, 국내에서는 마블의 아버지, 스탠리 옹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1922년 뉴욕 맨해튼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스탠 리는 영화를 좋아했던 소년으로 알려졌다. 1939년 타임리코믹스(현 마블 코믹스)에 입사하면서 그의 슈퍼히어로로서의 삶이 시작됐다. 당시 그는 조수로 일하다 구성에 참여하게 됐고, '캡틴아메리카'의 각본 일부를 쓰면서 만화제작가로 성장을 시작했다. 

이런 그는 1961년 혼신의 힘을 다해 '판타스틱4'를 집필했고, 이 작품이 대성공하면서 마블의 대표작가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헐크와 스파이더맨, 토르 등 히트작을 내놓았으며, 뒤이어 아이언맨, 닥터스트레인저, 엑스멘 등을 탄생시켰다. 

내놓은 작품마다 대성공을 거두자 스탠 리 역시 성공가도를 달렸다. 마블코믹스의 편집장과 마블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을 역임했고, 마블은 대형 기업체로 성장했다. 

2000년대 들어 마블의 캐릭터들인 슈퍼히어로들이 영화로 제작되면서 스탠 리는 카메오로 영화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2002년 스파이더맨의 영화 수익 배분 문제를 놓고 마블과 법적소송을 벌이기도 했지만, 합의했다. 

이처럼 만화업계에 큰 족적을 남긴 그가 별세하자 할리우드와 마블의 팬들은 안타까워하고 있다. 케빈 파이기 마블스튜디오 사장은 "그는 엄청난 유산을 남기고 떠났다"고 애도했으며, 경쟁사인 DC코믹스마저 "그의 흔적을 영원히 간직할 것"이라고 예를 표했다. 

마블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 역시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당신 덕에 내가 있다"고 함께 찍었던 사진을 SNS에 게재했으며, '캡틴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반스도 "그를 대체할 사람은 없다"고 아쉬워했다. 팬들 역시 슈퍼히어로들을 통해 마블유니버스를 새로운 세상을 보여줬던 그의 영면을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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