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30대 그룹 계열사 743명 전수조사…평균 3.3년 재직

경기도 분당 KT본사(왼쪽)와 서울 강남구 포스코사옥.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KT와 포스코가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계열사 전문경영인(CEO)의 재임기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민영화 이후에도 정치적 외풍이 강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30대 그룹 계열사 265곳을 대상으로 2008년 이후 약 10년 간 퇴임한 743명의 대표이사(오너 제외한 전문경영인)의 재임기간을 전수 조사한 결과 평균 3.3년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 이상인 404명(54.4%)은 등기임원 임기(3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대표이사 재직기간이 가장 긴 곳은 10년간 퇴임한 대표가 단 한 명도 없었던 한국투자금융그룹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현재 12년째 연임 중이며, 2014년과 2016년에 각각 계열 편입된 한국투자캐피탈의 오우택 대표와 드림라인 김창호 대표도 재직 중이다.

OCI(5.9년)와 금호아시아나(5.1년), KCC(5.0년)는 계열 대표이사 평균 재임기간이 5년을 넘었다. LG(4.8년)와 대우조선해양(4.6년), 롯데(4.5년), 영풍(4.1년), 현대백화점(4.0년) 등도 비교적 긴 축에 속했다.

삼성의 계열사 대표이사 평균 재임기간은 3.9년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이 기간 총 81명의 계열사 CEO가 물러났다.

가장 짧은 곳은 교보생명그룹이었다. 하지만 이는 그룹 내 유일하게 전문경영인을 둔 교보증권 박창배 전 대표가 2008년 1년 2개월만에 그만두면서 발생한 착시라는 설명이다. 이후 김해준 대표는 10년 이상 재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상 KT가 대표이사 재임기간이 가장 짧은 곳이라는 설명이다. KT는 지난 10년간 39명의 대표이사가 평균 2.1년 재임 후 퇴직했다. 이어 포스코와 CJ역시 각각 2.2년에 불과해 그 뒤를 이었다.

CEO스코어는 “민영화한 KT와 포스코가 정치적 외풍으로 인해 대표이사 평균 수명이 짧다”라며 “민간그룹인 CJ의 대표이사 수명이 짧은 것은 이채롭다”고 밝혔다.

개인별로는 이인원 롯데쇼핑 전 부회장이 19.0년으로 가장 길었으며, 이윤우 삼성전자 전 부회장(17.0년), 이상운 효성 부회장(15.1년)도 장수 CEO로 분류됐다.

1년도 못 채우고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초단명 CEO’는 106명(14.3%)이었다. 권혁민 전 진에어 대표가 대표적이다. 권 전 대표는 중대한 엔진결함을 숨기고 비행을 강행하라고 지시했다는 논란을 빚으며 지난 6월 취임 40여일만에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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