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순익 2조8688억원...신재생 금융주간사 맡으며 두달새 1억1900억원 수주

윤종규 회장(왼쪽)의 KB금융지주가 지난 3분기 누적손익 2조8688억원을 달성하며 리딩뱅크 왕좌를 굳건히 지켰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KB금융그룹의 독주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의 KB금융지주가 누적손익 부분에서 2조8688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누적손익 2조6434억원을 달성한 조용병 회장의 신한금융을 따돌렸다. 지난해 신한금융을 추월하며 리딩뱅크 타이틀을 회복한 KB금융이 이제는 독주체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독주체제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누적손익을 비롯해 총자산이익률 등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추월했고, 최근에는 KB금융이 신재생에너지 금융주간사를 맡으며, 향후에도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반면 신한금융의 경우 오렌지라이프 및 아시아신탁 인수 등을 통해 덩치를 불리고 있지만, 조 회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예정돼 있어 향후 행보가 불안하다는 분석이다. 

2위와 격차 벌리는 KB금융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3분기에 2조86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조7577억원을 기록했던 전년동기 대비 4% 정도 증가했다. 덩치 역시 커졌다. KB금융의 자산은 2016년 3분기 당시 351조원에 달했지만, 지난 3분기에는 477조원을 기록하며 무려 35.9%나 늘어났다. 

덩치가 커졌는데 이익도 늘어나면서 수익성지표도 더욱 좋아졌다. 총자산이익률(ROA)을 보면 KB금융은 0.8%를 기록했다. 0.7%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1%p 늘어난 수치다. 반면 신한금융은 KB금융처럼 0.8%를 기록했지만, 0.9%를 기록했던 2017년 대비 줄어들었다. 

KB금융의 우수한 실적은 계열사 실적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다. KB금융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3분기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이하 충전이익)에서 986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신한은행의 3분기 충전이익은 9077억원을 기록했다. 충전이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값에 판관비를 제한 값이다. 다양한 요인이 더해지는 순이익과 달리 은행이 순수하게 영업을 얼마나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된다. 

금융권에서는 과거 부동산대출에 집중했던 KB국민은행이 기업대출을 강화하면서 영업실적이 향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민은행은 부동산 대출 비중을 선제적으로 축소하는 한편, 우량 중소기업 대출영업을 강화했다. 지난달 기준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3조7000억원을 가량 늘어나며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지난해 말 업계 1위로 올라온 후 공격적이면서 선제적인 영업을 통해 리딩뱅크 왕좌 수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한동안 KB금융이 1등금융사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재생 에너지로 퀀텀 점프할까

실적과 이익 면에서 모두 1등금융사의 왕좌를 꿰찬 KB금융은 신사업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쟁사들을 제치고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의 금융주간사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총 1조19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수주하게 됐다. 

시작은 지난 8월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관하는 40MW 규모의 인천연료전지발전 사업의 금융자문사로 선정된 것이다. 이 사업의 사업비규모는 총 2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9월에는 한국전력공사의 5500억원 규모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의 금융주간사로 선정됐고, 10월에는 (주)한양이 추진중인 스마트시티프로젝트 '솔라시도'의 태양광발전 사업의 금융파트너가 됐다. 

이들 사업들은 올해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손꼽히던 프로젝트들이다. 인프라금융에 강한 KDB산업은행도 입찰에 참여했지만, KB금융이 결국 주관사로 선정됐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업계 최초로 시도한 '전문직군'이 이제서야 결실을 맺고 있다고 보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2008년부터 '전문직군'을 신설해 인프라금융, 인수합병(M&A) 등을 전담하는 직원들을 육성해왔다. 지난해에는 아예 그룹 내 투자금융 부문을 모두 합쳐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런 노력들이 쌓여 인프라금융에 강한 KB금융을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오랜기간 동안 전문가 육성에 투자해온 KB금융이 최근 들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며 "향후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국내외의 다양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서도 KB금융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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