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등산단체 ‘기생관광 알선회’

▲ 일본인 관광객이 선택한 성매매 여성들은 하룻동안 데이트를 한 후 호텔로 들어가 성매매를 한다.

‘대한민국 관광특구’ 명동. 최근 명동에서 ‘명동산악회’라는 이름으로 성매매를 알선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성매매방지특별법 이후 비교적 단속을 쉽게 피할 수 있는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을 벌여왔다. ‘명동산악회’의 등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성매매 알선 조직의 형성 과정과 운영 방식에 대해 파헤쳐본다.

명동 일대 일본인 관광객 상대로 호객 행위·성매매 알선 나쁜 산악회
2010년부터 25억 부당 이득, 경쟁 치열해지자 거대 세력화 위력 과시

서울 명동 거리에는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명함들이 빼곡히 깔려 있다.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야한 옷차림의 여성이 프린트 된 명함에는 일본어가 쓰여 있다. 그 일본어를 쓰는 한 중년 남성과 남성의 팔짱을 낀 젊은 여성이 함께 웃으며 지나간다. 여성은 명함에 게재된 여성과 많이 닮았다. 그들은 다정하게 한 호텔로 들어간다.

25억 알선료 모자라 찬조금까지 챙겨

서울 명동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국제 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 5일 일본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해온 혐의(성매매 알선등 행위의 처벌법률 위반)로 명동산악회 회장 김모씨(58)을 구속하고 나머지 조직원 22명, 성매매 업소 운영자 어모씨(53)와 종업원 10명, 성매매 여성 서모씨(29) 등 14명, 성매매 일본인 관광객 등 총 62명이 무더기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30명 규모의 ‘명동산악회’라는 단체를 조직해 지난 2010년 8월부터 서울 명동 일대의 일본인 관광객을 강남, 미아리 일대 안마시술소로 성매매를 알선, 알선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1회 성매매로 21만원에서 25만원까지의 대가를 제시했으며, 업소로부터 관광객 1인당 10만원을 받아 모두 25억원의 알선료를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알선료 외에도 별도의 찬조금을 업소들로부터 받아내 단체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명동 일대에서 수년 전부터 호객꾼으로 활동하다 다른 호객꾼이 등장, 경쟁 영업을 하자 조직을 만들고 4~5명의 조직원을 1개 조로 배치해 명동의 A호텔 입구를 선점하는 등 다른 호객꾼들이 영업을 할 수 없도록 위력을 과시했다. 경찰은 달아난 조직원 3명을 지명수배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성매매 알선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성매매 알선업자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으며 성매매 가담 여성들과 일본인 관광객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 적발된 일본인 관광객 들은 부과된 벌금을 납부할 때까지 한국 입국이 어렵다.

“아름다운 한국 여성과 하룻밤을”

그렇다면 이들이 왜 일본인을 상대로 서울의 한복판인 명동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06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자 사창가나 안마 시술소 등 매춘이 자리를 설 곳을 잃어갔다. 하지만 일본에 엔고 지속현상과 함께 한류 열풍이 불면서 국내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증가했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은 경찰 단속을 쉽게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블루오션’과도 같은 존재였다.

뉴시스에 따르면 일본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호객꾼은 이들의 손목을 잡아 당겨 일본어로 “아름다운 한국 여성과 하룻밤을 보내고 싶지 않느냐”, “선호하는 여성을 호텔로 30분 이내 보내 줄 수 있다”고 호객행위를 한다. 이렇게 해서 일본인 관광객이 걸려들면 일반 음식점이나 레스토랑에서 여성들과의 만남을 주선한다.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한 일본인 관광객은 여성과 함께 쇼핑 등 시간을 보낸 후 호텔로 들어가 성매매를 한다.

이 과정은 호텔 종업원을 비롯, 여행사가 알선한 주점, 택시운전기사 등이 체계적이면서도 분업화 된 조직이 움직여 성사된다. 성매매의 비용은 알선업자와 여성이 절반씩 나눠 갖고 택시 운전사나 주점 주인, 호텔 종업원 등의 소개를 통해 이뤄진 경우 10%에서 15% 정도의 금액을 소개비로 건넨다. 또 일본인 관광객이 소개 받는 여성들은 대부분 이들만을 상대로 영업한다. 이 여성들을 가리켜 ‘다찌’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들 중에서도 전문형 ‘다찌’와 알바형 ‘다찌’로 분류한다.

서울 중구 호텔의 부근의 숙소에서 합숙생활을 하며 성매매를 하는 전문형 ‘다찌’는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알며 일본인 관광객의 쇼핑과 관광에 동반해 일종의 ‘데이트’를 함께 한다. 이어 합숙생활은 하지 않되 파트타임으로 성매매만 하는 알바형 ‘다찌’는 여대생이나 미용사, 간호사 등 20대 전문직 여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중구 호텔 부근의 숙소나 사무실에서 머물다 성매매 알선업자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봉고차나 택시를 타 호텔로 이동한다.

이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명동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특히 성매매 알선과 연결되는 주점을 홍보까지 하는 상황이니 매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도 ‘쇼핑’하면 ‘명동’이라고 떠오르는 만큼 ‘쇼핑의 대명사’로 불리는 명동이 성매매 관광의 대명사로 변질될 위기에 놓였다. 호주 언론이 호주 내 원정 성매매 여성 중 한국 여성이 가장 많다고 보도한 현재 기생 관광 조직까지 적발돼 ‘대한민국 관광특구’ 명동의 명성에 금이 갈까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장민서 기자 kireida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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