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복심에 정통한 이 실장, ‘대통령 전도사’로 나설 듯
- 국회 대표연설 원고 작성, 노 후보 진영서 긴급 수혈해 인연

이병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비서실장으로 청와대에 복귀했다.
그가 비서실장으로 임명되자 이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복심에 정통한 핵심측근이다. 참여정부 출범에 참여했던 그가 다시 참여정부 후반기에 참여하게 됐다.
돌아온 이 비서실자이 청와대 비서진을 움켜쥐고 집권 후반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왕수석으로 통하는 문재인 수석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지난 8월 25일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장에 이병완(51) 전 홍보수석을 임명했다. 이 실장은 청와대를 떠난 지 7개월 만에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청와대로 돌아왔다.

청와대는 발탁배경으로 △후보시절부터 정책 및 연설을 기획했으며, 대통령직 기획조정분과 간사, 대통령 비서실 기획조정.정무기획 비서관, 홍보수석 비서관, 홍보문화 특보를 역임해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폭이 넓음 △언론사 경제부장 출신으로 전략, 정책, 정무, 홍보 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 능통하여 경쟁과 협력의 새로운 언론관계를 정립하고 집권후반기의 대통령 의제관리를 정무적으로 훌륭하게 보좌할 것으로 기대됨 △정치권, 언론계 등 각분야에 폭넓은 경험과 관계를 갖고 있어 민심과 여론을 합리적으로 수렴하는 역할을 하는 한편, 탁월한 기획력과 판단력으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문희상, 김우식 전 실장에 이어 참여정부의 세 번째 비서실장인 이병완. 그가 새로운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이 실장은 정무, 정책, 홍보 분야의 폭 넒은 경험을 바탕으로 집권 후반기를 맞는 대통령을 잘 보좌할 것으로 청와대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그의 비서실장 임명으로 서열파괴가 이루어 졌다. 이 때문에 비서실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언론계 출신인 이 실장이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2년 이었다. 당시 한화갑 대표가 국회에서 대표연설을 했고,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노 대통령은 한 대표의 연설을 듣고 “이렇게 훌륭한 글을 누가 썼느냐”며 수소문 했다고 한다. 한 대표 연설문의 초안을 작성했던 사람이 바로 이 실장이었고 노 대통령은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이 실장 특유의 튀는 감각은 노 대통령의 대선 후보시절부터 발휘됐다는 것이 여권인사들의 전언이다. 이 실장은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초특급 공약을 개발해 냈고, 정몽준 의원과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 실장이 노 대통령의 오랜 측근은 아니지만 그의 정치적 감각과 분석력, 전략적 마인드는 단시간에 노 대통령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게 했다. 한 예로 노 대통령은 대선 승리 후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 분과 간사로 이 실장을 발탁했고 초대 총리감을 알아보라는 밀명을 내리기도 했다. 이 실장이 알아본 인물이 고건 전 총리였고 노 대통령은 고 전 총리를 낙점한 것이다.

이렇게 참여정부 출범에 깊숙히 개입했던 그는 청와대 출입기자의 청와대 비서실 접수라는 이색기록을 낳았다. 전남 장성 출신으로서 광주고, 고려대 신방과를 나온 이 실장은 서울경제신문과 한국일보에서 정경부 부장, 경제부 부장, 논설위원 등을 지낸 언론인이다. 그는 서울경제신문 기자시절에 청와대를 출입했다.

이 실장은 지난 8월 26일 취임 일성으로 ‘언론과의 교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언론과 보다 밀접하게 많은 교감을 나누겠다”며 “여러분들이 가장 중요한 국정파트너라는 인식을 가지고 업무를 해나가겠다”며 언론의 협조를 구했다. 그가 홍보수석을 맡았던 시절 언론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어 이 실장이 청와대 비서실을 이끌게 된 만큼 언론과의 관계도 새로운 관심거리로 떠오른다.

이 실장의 청와대 복귀는 참여정부 임기 후반기와 맞물려 있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 후반기 국정운영과 관련, 청와대 비서실의 행보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청와대 내부의 비서진 역학관계가 이병완 비서실장, 김병준 정책실장, 문재인 민정수석 등 3인방 체제로 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무.관리형’인 김우식 전임실장이 보수 진영을 아우르는 것에 주력을 했다면 이 실장은 참여정부의 개혁과제 추진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사 정리, 대연정 등의 각종 의제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연정론과 도청정국 등의 파괴력을 감안하면 정무형인 이 실장의 역할은 매우 클 것이라는 분석을 정계에서는 내놓고 있다.

이 실장이 정무통이긴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과제 해결에는 적잖은 걸림돌이 있다. 우선 그는 여당내에서는 기반이 약하고 야당에서는 ‘강성인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후반기 최대과제로 정치개혁을 꼽고 있고 이 실장은 전도사의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청와대가 당정분리 원칙을 견지하고 있어 여권과의 가교역할을 원활히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또 야당과의 대립적 관계해소에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실장은 전략가이면서 외유내강형의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지녔다”며 “대통령을 보좌하고 당정청간 원활한 협력구조를 갖게 해야 하는 비서실장의 역할이 더욱 강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비서형 비서실장이 될 것”
- 청와대 춘추관 기자실 깜짝 방문
- 대통령 TV토론 발언 ‘하야설’ 해석 경계

이병완 비서실장은 지난 8월 26일 취임식을 마치고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이 실장의 예고 없는 방문이었다.
그는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에 잠을 못 이뤘는데 춘추관에 와서 여러분들을 보니까 마음도 안정되고 자신감도 생긴다”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연정, 과거사 청산, 재보선, 내년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기용된 이 실장은 ‘정무형 비서실장’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정무형이라는 명칭보다는 ‘비서형 비서실장’이 되겠다”며 “청와대 비서진은 모두 참모이기 때문에 참모적 기능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치토양, 정치문화, 지향하고 있는 정당정치와 당정분리의 원칙들 가운데 가능한 범위내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데 지혜를 모으고 열심히 해 나갈 것이다”며 “대통령의 정치적 자문과 토론에 참여하면서 비서실장의 역할과 보좌기능을 하는 게 정무형 비서실장”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실장의 취임식 전날인 25일 노무현 대통령의 “권력을 통째로 내놓을 수도 있다”는 발언이 하야설로 까지 확대되는 것에 대해 이 실장은 “우리 국민들이 수십 년간 내려온 마지막 남은 틀을 깨고 가야한다는 결단에 정치권과 한나라당이 참여해 달라는 호소”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욱>



이병완 취임사 - 중장기적 과제 많다

이병완 비서실장은 지난 8월 26일 취임사에서 “참여정부 집권초기의 암담해 보이던 금융위기, 신용대란 등을 잘 극복해 내고 있다”며 “부동산 투기대책도 분명히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경제를 흔들 수 있는 위기적 요소는 이제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빈부격차, 민생문제 등 구조적 문제점들은 중장기적인 정책을 통해 풀어야할 과제다”라고 강조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홍보수석자리에서 물러났던 이 실장은 “쉬는 동안 주요 인사들을 만나 경험했고 이른바 쓴 소리를 가장해서 쏟아내는 왜곡된 비판에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아무리 아름다운 거짓말도 진실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고 말했다.

언론인 출신인 이 실장의 등용에 따라 언론과의 관계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언론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관계를 설정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제는 언론과 정부, 권력과 언론이 함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야 할 새로운 계기속에 있다“고 밝혔다. <욱>



‘오점’ 남긴 인사도 수두룩
- 청와대를 다녀간 사람들의 명암
- 비서관으로 입성해 지금까지 자리 지킨 사람은 4명
- 유인태, 서갑원, 이광재, 김현미 등은 국회에 입성

지난 2년 반동안 청와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청와대에 비서관으로 입성해 임기 중반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은 4명 정도로 윤태영 부속실장과 천호선 의전비서관, 이근형 여론조사 비서관, 이지현 국가안전보장회의 공보관 등이다.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호철 국정상황실장은 중간에 하차했다 재입성 했고, 김만수 대변인은 총선 출마 뒤 다시 청와대로 들어갔다.
권영만 전 춘추관장은 EBS 사장으로 가고, 양정철 홍보기획, 최광웅 인사제도, 안영배 국내언론 비서관과 이은희 제2부속 실장, 김현 춘추관장 등은 행정관에서 비서관으로 도약했다.

라종일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주일대사로, 조윤제 전 경제보좌관은 주영대사로 자리를 옮기고, 유인태 전 정무수석,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 서갑원 전 의전, 김현미. 문학진 전 정무비서관. 백원우 전 행정관 등은 17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양길승 전 부속실장은 몰카사건으로 낙마했고, 이기준 교육부총리 파문으로 정찬용 인사, 박정규 전 민정수석은 물러났다.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 위원장도 행담도 사건으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이병완 실장은 비서관으로 들어와 비서실 수장이 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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