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세이트ㆍ원유 수급 가능…관건은 수입 물량 쿼터 확보

대산석유화학단지 유조선 선착장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한국이 미국의 이란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되면서 SK이노베이션과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가 안도하는 모습이다. 남은 관건은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다.

관련업계는 지난 9월부터 이란산 원유와 콘덴세이트(초경질유)의 수입을 중단했고, 수입선 다변화로 수요 물량을 채워가고 있다.

정유ㆍ화학업계에 따르면 외교부가 지난 5일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을 전제로 한국을 포함한 8개국을 이란과의 교역 등에 부과하는 제재의 예외 국가로 인정됐다고 밝히면서 원유와 콘덴세이트 공급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예외 기간은 향후 6개월간이다.

관련업계는 기간이 한정적이지만, 반갑기 그지없다. 이란산 원유가 품질이 좋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까닭이다. 특히 콘덴세이트는 이란산이 화학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나프타 (Naphtha)를 뽑아냈는데 가장 좋다. 지난해 이란산 원유 평균가격은 사우디아라바이산보다 약 1달러 저렴했다. 이란산 원유 수입량도 약 1억4787만 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원유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이제 관건은 수입 물량 쿼터 확보다. 외교부는 아직까지 미국과 이란산 원유 수입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밝히지 않고 있다. 관련업계도 수입 가능 물량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한ㆍ미간 비밀유지협약으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물론 한계도 분명히 있다. 외교부의 노력으로 한시적 예외국 인정을 받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시기와 물량 측면에서 제약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입 가능한 물량을 관련 시장에 알려줄 필요성도 있다.

특히 최상급 나프타를 뽑는 원료인 콘덴세이트를 수입할 수 있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 예고로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 비중은 확 줄었고, 결국 중단됐다.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올해 초 59%에서 지난 9월 0%를 기록했다.

대신 그 자리를 카타르산 콘덴세이트가 차지했다. 현재 카타르산 콘덴세이트는 전체 콘덴세이트 수입 물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30~40%에 불과했다.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지난 4월 1001만1000배럴에서 5월 601만배럴, 8월 200만배럴까지 줄더니 9월에는 수입 물량이 제로를 기록한 상황이다.

한화토탈은 지난 8월 이란 사우스파(South Pars)로부터 콘덴세이트 200만배럴을 들여왔고,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7월부터 이란산 원유 선적을 중단하고 다른 지역 수입 비중을 늘려 왔다.

이번 미국의 이란 제재 예외국 인정은 SK이노베이션과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입장에서 나쁠 것 없는 조치다. 이란 제재로 원유와 콘덴세이트 가격 상승 조짐이 한시적으로 잠잠해질 가능성이 있고, 콘덴세이트와 원유도 안정적으로 수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국제 정세에 따라 이란 제재 예외국 인정은 더 연장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유럽이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변수로 남아있다. 트럼프 정부 역시 동맹국이 이란 제재로 피해를 입지 않게 한다는 원칙을 밝힌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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