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M&A 금융그룹 재건...롯데카드-롯데손보 인수 최우선 주력할 듯

8일 금융위의 지주사 전환을 승인받은 우리은행이 손태승(오른쪽) 행장을 새롭게 설립될 지주사(가칭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우리은행이 4년 전 우리금융그룹 체제로 다시 전환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은행이 신청한 우리금융지주(가칭) 설립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는 빠르면 내년 1월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11월 민영화를 위해 지주사 체제를 해체한지 4년 만에 다시 금융그룹으로 전환을 시작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일단 우리은행 주식의 포괄적 이전을 통해 우리금융지주를 설립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주식을 모두 지주사로 이전한 후 기존 주주들은 신설된 지주사가 발행하는 우리은행의 신주를 받게 되는 구조다. 

금융위의 지주사 전환 인가가 승인됨에 따라 우리은행의 발걸음도 빨라지게 됐다. 우리은행은 이사회를 열어 지배구조를 포함한 지주사 설립과 관련된 안건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현재 우리은행 이사회는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5명, 손태승 은행장 등 사내이사 2명,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비상임이사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이사회 멤버들은 이미 사전간담회를 통해 지주사 체제에 대한 상당한 의견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4년만에 다시 금융그룹 변신

금융위의 지주사 전환 인가가 승인되자 우리은행은 그동안 준비했던 지주사 전환 프로젝트를 착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금융지주의 회장직을 선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사회는 7일 사전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현재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도의 회장추천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손태승 행장이 지주사 회장을 겸임하는 안건과 함께 별도의 회장추천 절차를 만들어 진행하자는 안건이 모두 논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음달 28일로 예정된 우리은행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달 말까지는 지주사 회장 선임을 마무리해야 한다. 사실상 이사회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셈이다.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계열사 지배구조도 고민거리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일단 규모가 큰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은 기존처럼 우리은행의 자회사로 남긴 채, 우리은행을 포함해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을 우리금융의 자회사로 편입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우리은행 계열에는 없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보험사, 저축은행 등 인수합병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동산신탁사의 인수 혹은 신규 인가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은행법상 자기자본의 20%까지만 출자가 가능하지만, 지주사로 전환되면 최대 130%까지 출자가 가능하다. 6조원대 이상의 투자여력이 생기게 된다. 

최근에는 우리은행이 사업확장을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에 나서는 모습도 엿보인다. 우리PE자산운용을 통해 JS자산운용의 '스마트투자파트너스'에 협업형태로 자금을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투자파트너스는 대유그룹이 매각을 진행 중인 스마트저축은행의 인수를 진행 중에 있다. 

공격적인 M&A 나서나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일단 우리금융 출범 이후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후 공격적인 M&A를 통해 기존 4대금융그룹과 유사한 지배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우리금융지주는 보험사를 비롯해 증권사는 물론이고, 자산운용사와 캐피탈, 저축은행 등 다양한 금융사들의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매각의사를 내비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우리금융지주가 인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미 우리카드를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업계 3위의 카드사로 규모를 키울 수 있고, 롯데손보도 같이 인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MG손해보험도 유력한 매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여러차례 매각이 추진됐던 만큼 우리금융이 인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MG손보의 경우 인수 이후에 추가적인 자금투입이 예상돼 다른 매물을 고민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이밖에도 KDB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등도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증권사 중에서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우리금융의 인수리스트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게 보인다. 인수규모가 크지 않아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곧바로 인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때 인수설이 나왔던 교보증권 인수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우리은행과 교보증권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도 유력한 인수매물로 거론된다. 최대주주인 웰투시와 아주산업이 모두 매각의사를 밝힌 상태고, 우리은행이 과거 캐피탈을 운영한 경험도 있어 인수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1년 정도는 소규모 인수합병에 나서며 조직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본격적인 인수합병은 지주-은행 등 경영이 분리된 2년차부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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