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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이후 한국·중국 서예의 역사...국립한글박물관 특별 기획전 개최내년 1월 20일까지, ‘청인의 임서 ’· ‘명필을 꿈꾸다’ 관심
  • 양희중 기자
  • 승인 2018.11.0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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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가 중국 서예가 채옹(蔡邕, 133∼192)이 쓴 '곽유도비'(郭有道碑) 일부를 임서한 글씨.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우리나라는 예부터 서예를 선비의 마음을 가다듬는 작업이자 마음의 거울로 생각했다. 조선시대 사림의 선비들은 시(詩), 그림 그리고 서예를 묵객이 갖춰야 할 최고의 교양으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17세기 이후 한국과 중국의 서예를 비교할 수 있는 서예전이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고사에 지수진흑(池水盡黑)이라고 있다. 뜻은 ‘글씨를 쓰고 쓰고 또 쓰니 연못이 검은빛이 됐다’는 뜻이다. 또한 조선 후기 최고의 서예가로 손꼽히는 추사 김정희(1786∼1856)는 “가슴 속에 오천 문자가 있어야 비로소 붓을 들 만하다”고 명필이 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예부터 명필이 되기 위한 방법 중 옛 글씨를 따라 쓰는 ‘임서’(臨書)가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019년 1월20일까지 17세기 이후 한국과 중국의 서예 문화와 공부 방법을 주제로 기획특별전 ‘청인의 임서’와 ‘명필을 꿈꾸다’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지난해 국립한글박물관과 교류·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중국 산둥박물관과 기획한 전시회로 우리의 국보에 해당하는 1급 문화재를 포함 중국 유물 23건 30점과 한국 유물 71건 90점이 소개된다.

전시를 기획한 유호선 학예연구관은 “임서의 첫 번째 과정은 형태를 익히는 형임(形臨)이고, 두 번째는 형태보다는 서예가의 정신과 뜻에 중점을 두는 의임(意臨)이며 세 번째는 원본을 보지 않고도 재현하는 배임(背臨)이다. 훌륭한 서예가가 되려면 임서를 반복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후 처음 개최하는 교류특별전이자 고전 서예작품을 따라 쓰는 ‘임서’ 작업을 중심으로 양국 서예문화를 비교해 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 산둥박물관의 ‘청인의 임서’에서는 원본과 임서 글씨를 나란히 전시했다. 청나라가 명나라의 서예 전통을 이어받아 명필 글씨를 연구하는 첩학(帖學)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고증학을 기반으로 비석 글씨를 연마해 비학(碑學)이 발전해 가는 과정을 소개했다. 

청나라 정치가 임칙서(林則徐, 1785∼1850)가 임서한 유물. 중국 산둥박물관 소장품.

특히 청나라 문신인 왕탁(1592~1652)이 청나라 대표 서예가들이 쓴 왕희지의 아들 왕헌지의 경조첩(敬祖帖)을 따라 쓴 작품과 왕희지의 ‘공죽장첩’ 일부를 강여장(姜如璋)이 베낀 작품 등 1급 유물을 포함한 임서 작품 23건 30점을 전시한다. 

국립한글박물관의 ‘명필을 꿈꾸다’의 주인공은 추사 김정희다. 조선 후기 서예가들의 주요 임서 작품 및 조선 왕실 한글 궁체 임서와 습자 자료를 소개하고 20세기 초 교과서에 자리한 한글 서예 교육 과정을 망라했다.

추사 김정희의 말년시절 예서와 전서 연구 현황을 알려주고 김정희가 한나라 전서(篆書·중국 진시황이 제정해 도장에 많이 사용하는 서체)를 모아 쓴 ‘한전잔자’(漢篆殘字), 전서를 생각하며 예서(隷書·전서보다 쓰기 쉽도록 고안한 서체)를 쓴 ‘전의한예’(篆意漢隷)등 후대 서예가가 추사 글씨를 따라 쓴 작품들이 출품됐다.

또한 수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근대 서예가 오세창 등의 임서와 영남대학교 박물관의 ‘곽유도비 임서’ 조선왕실에서 글씨를 대필한 궁인인 서사상궁(書寫尙宮)이 가지런한 한글 궁체를 연습한 유물 등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어려운 임서 작품을 일반이 쉽게 공감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다양한 영상 및 체험물이 특징이다. 손끝을 벽에 대면 글씨가 써지는 과정을 뜨는 인터렉티브 영상은 서체사 변화를 눈으로 감상할 수 있게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별로 글씨가 담겼다.

또한 임서가 ‘명필의 길’로 가는 연습 과정임을 제시하기 위해 김정희의 생애에서 주요 임서 작품을 다루어 임서를 통해 추사체에 이르렀음을 영상으로 소개한다.

박영국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앞선 서예가들의 글씨 연마 노력과 이상을 느끼는 동시에 ‘따라쓰기’라는 임서의 현대적 계승을 모색해 한글 서체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시의 의의에 대해 밝혔다.

양희중 기자  techj74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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