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8일부터 우손갤러리서 개인전…회전하는 원주형 작업인 ‘이성적 존재들’ 중심 15점 출품

영국의 대표적 조각가 토니 크랙(69)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일흔의 노익장을 자랑하는 영국의 대표적 조각가 토니 크랙(69)이 자신의 실험적 개인전을 11월8일 대구 중구 봉산동 우손갤러리에서 개막한다. 

애니시 커푸어(64), 앤터니 곰리(68) 등과 함께 ‘뉴 브리티시 스컬프처’(New British Sculpture) 운동 주자로 손 꼽히는 크랙은 1970년대 잡동사니들을 접착제 없이 쌓아 올려 만든 반듯한 정육면체 ‘스택’으로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얀 정육면체로 상징되는 이작품은 당시 미술계를 뒤덮은 미니멀리즘을 향한 거대한 반격의 시작이었다. 

크랙은 2011년 생존한 현대미술가로서는 처음으로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유리 피라미드 아래에서 전시했다. 대량 생산과 소비로 인한 생활 폐플라스틱 파편을 바닥이나 벽에 늘어놓고 인체 등의 형상을 만들어낸 설치 작품은 터너 프라이즈 수상 (1988년)을 수상했고 제43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됐다.

이번 한국에서 갖는 두 번째 개인전은 우손갤러리 2012년 개관전에 초대된 뒤 6년만의 두 번째 개인전으로 크랙은 1997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을 연 바 있다.

이번 전시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브론즈. 알루미늄, 나무를 재료로한 ‘이성적 존재들’로 불리는 크랙의 작품15점이 출품되는데 다양한 각도에서 볼 때마다 사람의 얼굴 형태가 생겼다가 없어졌다 하는 점이 특징이다.

크랙은 “우리는 구름에서도 식물에서도 얼굴을 발견한다. 당신이 작품에서 얼굴을 발견하고 재료를 살피고 얼굴 외 다른 형태들을 바라볼 때 조각 부피감을 특별하게 경험하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직적이면서도 한껏 부풀어 오른 원주는 조형적으로 독특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에 롤랑 메기 전 프랑스 생테티엔 미술관장은 “크랙 작업이 재료를 다루는 모습을 보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걸 알 수 있다. 가령 브론즈를 회전시켜 그 브론즈가 식물이라든가 다른 성장하는, 진화하는 존재처럼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랙은 감성이 풍부해지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어떠한 물질을 사용해 작업하는 것이 단순히 물질적인 결과만 내는 것이 아니란 것이죠. 재료를 연구하는 것은 사람이며, 그 과정을 통해 일어나는 반응이 (물질적 결과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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