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신영균·이순재·안성기 등 영화인들 조문 발길 끝없이 이어져

영화와 대중문화계를 위해 숨가쁘게 살아온 고인의 영정은 이날 4일 오전 11시 40분경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로 옮겨졌다. 정오가 지나자 부인 엄앵란 씨를 비롯한 유족들은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빈소를 지키기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지난 4일 우리의 영원한 ‘맨발의 청춘’ 신성일(1937~2018)이 세상을 떠났다. 대중문화계의 큰 별이었던 신성일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고인의 빈소에는 각계 인사와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영화와 대중문화계를 위해 숨가쁘게 살아온 고인의 영정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경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로 옮겨졌으며 정오가 지나자 부인 엄앵란 씨를 비롯한 유족들은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빈소를 지키기 시작했다.

고인의 반려자이자 영화계의 원로배우 엄앵란(82)은 “사흘 전에 남편을 마지막으로 봤다. 유언은 딸에게 전해 들었다. 딸이 ‘어머니(엄앵란)에게 할 말 없느냐?’고 물으니 남편이 ‘참 수고했다.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하라’고 했다더라”며 남편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전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이고, 일만 아는 남자였다. 대문 밖 남자였다. 뼛속까지 영화인이었다. 까무러칠 때까지 영화 생각뿐인 것을 보며 정말 마음이 아팠다. 이런 사람이 옛날부터 버티고 있었기에 오늘날 한국 영화가 됐다는 생각에 남편을 붙잡고 울었다”고 토로했다.

이날 빈소가 차려지자 고인을 처음 찾은 조문객은 원로배우 최불암(78)이었다. 그는 1시간가량 빈소에 머물며 고인을 추모한 그는 “반짝이는 별이 사라졌다. 우리 또래의 연기자로서 조금 더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고인이 남긴 업적이 오랫동안 빛나기를 빈다”고 말했다.

이어 “신성일 배우는 굉장히 로맨틱한 존재였다. 쭉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아서 저희는 감히 엄두를 못 내는 존재였다”고 회상했다.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이순재(83)도 “60년대 영화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한 거목이 한명 갔다. 이는 팬들이 다 기억할 것이다. 너무 일찍 간 것 같아. 조금 더 할 수 있었는데…”라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신성일씨가 주연, 나는 조연으로 작업을 같이했다. 신성일씨 관련 작업은 많은 자료가 남아있어 후학에게도 좋은 교본이 될 것이고 관계기관에서도 이를 홍보해 고인을 추모하고 아쉬워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우 엄앵란이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성일 씨의 빈소에서 조문객과 인사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1960년대 고인과 당시 대표배우로 쌍벽을 이루던 원로배우 신영균(90·신영균예술문화재단 명예회장)은 “(신성일씨는) 나보다 한참 후배지만 나와 50년 이상 함께 배우 생활을 했다. 평소 열심히 건강관리를 했는데 이렇게 먼저 갈 줄을 몰랐다”며 슬퍼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지상학(69) 회장은 이날 오후 12시30분경 빈소에서 “자신과 배우 안성기(66)가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아 배우 신성일의 장례를 영화인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배우 안성기는 “저에겐 특별한 기억이 있는 분이다. 제가 60년대 아역배우로 선배님과 활동했고 그 모습을 지금까지 봐왔다. 성인이 돼서도 80년대 좋은 영화 한 편을 같이 했다”며 고인과 추억을 되짚었다.

이어 “지난봄부터 내년에 영화 한 편을 같이하기로 약속했고, 시나리오도 거의 완성됐다고 들었다. 오랜만에 (선배님과) 같이 영화를 해서 기뻤는데 허망하게 가시니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고인과 친분이 깊었던 그룹 ‘투투’ 출신 황혜영(45)과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81) 전 집행위원장,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이사장, 배우 윤일봉·한지일·문희·김수미·임하룡·박상원·정지영·정지우 감독, 가수 장미화 등이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또한 이날 정부를 대표해 조문한 나종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게 지 회장과 김국현 한국배우협회 이사장, 이해룡 한국영화인원로회 이사장 등은 고인에게 훈장을 추서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나 차관은 긍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도종환 문체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은 조화를 보내 안타까움을 전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신성일은 폐암 투병 중 3일부터 병세가 위중해져 4일 오전 2시25분경 전남대병원에서 향년 81세로 타계했다. 유족은 부인 엄앵란과 아들 석현씨, 딸 경아·수화씨 등이 있고 고인의 영결식은 6일 오전 10시에 진행하며 오전 11시 서울추모공원으로 고인을 옮겨 화장한다. 장지는 경북 영천시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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