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형태의 비늘갑옷, 삼국시대 영토 연구 중요한 학술자료

강원도 강릉 토광목곽묘 서쪽에서 발견한 찰갑과 신라 토기(장경호) 모습.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강릉 초당에서 4세기경 신라시대 찰갑(札甲)이 출토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찰갑은 작은 비늘 조각들을 이어 붙인 비늘갑옷으로 완전한 상태의 갑옷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강원 강릉시 초당동 초당1처리분구 하수관로 정비사업부지 내 유적을 조사 중인 (재)강원고고문화연구원은 직사각형 형태로 동서 방향으로 놓인 토광목곽묘에서 이번 신라 찰갑이 출토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토광목곽묘 일부는 조사 지역 남동쪽 경계 밖으로 돌출했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규모는 길이 3.05m, 폭 1.4m, 깊이 25㎝ 정도다.  

또한 바닥에는 지름 5~10㎝ 작은 돌을 사용해 무덤 내부 바닥에 시신을 올려놓는 구조물인 시상대(屍床臺)를 마련했는데 가장자리로 목곽 흔적이 남아있다. 

찰갑은 시상대 서단벽에서 발견됐는데 몸통을 보호하는 부분 이외에 목 뒷부분을 보호하는 목가리개(경갑·頸甲)와 어깨를 보호하는 어깨가리개(견갑·肩甲)가 함께 확인됐다.

이밖에도 긴목항아리와 짧은목항아리 등 신라 토기와 금귀걸이 한 쌍도 부장됐는데 조사기관은 신라 토기 연대를 고려했을 때 4세기 강릉에 주둔한 신라 장수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의하면 395년 북쪽 변방인 현재 강릉 인근에 침입한 말갈에 신라가 대패했다. 450년에는 신라 성주 삼직(三直)이 고구려 변방 장수를 참살했다는 내용으로 보아 4~5세기대 강릉을 중심으로 한 영동지방에서 고구려와 신라 간 국경 충돌이 빈번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강릉에서는 많은 신라 고분이 조사됐는데 초당동 고분군 대형 석곽묘에서 금동관, 관장식, 호접형 나비모양 금동 관모장식 등 신라 상류층 물건들이 출토했다. 이는 신라가 이른 시기부터 신라가 강릉을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인식했음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판단이다.

연구원은 “완전한 형태 찰갑이 영동 지역에서 발견된 첫 사례로서 신라의 영동지역 진출 시점과 의의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강릉 토광목곽묘 조사 후 모습.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