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보유 카드·캐피탈 지분 매각...카카오뱅크·K뱅크 카드사 없는 인터넷은행 관심

롯데그룹이 최근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매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롯데그룹이 그룹 내 금융계열사들의 매각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지주가 보유 중인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지분 매각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매각에 나서는 것은 공정거래법에 규정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인터넷은행들을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 등 인터넷은행업체들이 아직까지 신용카드사를 계열회사로 두지 않고 있어서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KB국민카드를 대행사로 선정해 체크카드를 발행 중이며, K뱅크는 BC카드를 대행사로 활용하고 있는 정도다. 

카드업계 업황 악화에 매각가 낮아질수도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변경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이 빠른 시간 내에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매각을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공정거래법상 금융지주회사 외의 지주회사들은 지주사 전환 혹은 설립 2년 내에 금융·보험 관련 회사의 주식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 93.8%와 롯데캐피탈 지분 38.1%를 보유 중이다. 공정거래법을 적용하면 롯데지주는 2019년 10월까지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지분을 모두 매각하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올해 안에 자문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카드업계의 업황이 부진하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776억원, 당기순이익 5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정부가 경기활성화를 위해 카드사들의 수수료마진 축소를 압박하고 있어 신용카드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줄어드고 있다. 

반면 경영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시중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또한 롯데카드의 최대 강점 중 하나였던 가입자 정보 등 빅데이터 부분이 롯데멤버스로 이관됐다는 점도 롯데카드의 매력을 해치는 요소로 분류된다. 

카드사 없는 인터넷은행, 인수후보로 급부상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이 매물로 나오기만 하면 곧바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은행들 중 인터넷은행들이 카드사가 없는 채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금융권 내 M&A 전문가들은 "은행들은 통상적으로 고객들에게 체크카드를 포함해 다양한 신용카드를 발급하는데, 인터넷은행들은 현재 이런 계열사를 없어 사업을 외부경쟁사에 맡겨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이 매물로 등장할 경우 인터넷은행들이 강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KB국민카드를 업무대행사로 선정했으며, K뱅크는 BC카드를 파트너로 두고 있다. 

같이 매물로 나온 롯데캐피탈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캐피탈은 현재 수익성이 좋아 매물로 등장만 하면 금융사들의 눈도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롯데캐티팔과 롯데카드를 한번에 높은 가격으로 매각할 것으로 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매각절차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롯데그룹의 경우 금융그룹통합감독 시행 가능성 때문에 외부에 한번에 매각하는 것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덩치를 키워야 하는 인터넷은행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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