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디스크 직원 대부분 “본 적 없다”며 부인…취재 시작되자 불 꺼버려

30일 오후 8시30분경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지난 2015년 전직 직원을 폭행한 장소인 경기도 분당 위디스크 사무실. 이날 간간히 보이던 위디스크 직원들은 양 회장과 관련한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전직 직원을 폭행한 동영상이 공개되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3주전까지 위디스크 본사로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직원들이 볼 수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전직 직원을 무차별 폭행하고 인권을 유린한 현장에 그는 그동안 보란 듯이 출근했다.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공포심과 함께 자신에게 복종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행사한 셈이다.

30일 오후 기자가 찾아간 위디스크 사무실이 입주해있는 경기도 분당 유스페이스밸리의 입주 업체 관계자들과 상인들에 따르면 양 회장은 지난 2015년 폭행 사건 이후에도 이달 초까지 위디스크 사무실로 출근해왔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날 만난 한 관계자는 “3주전까지 양 회장이 출근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며 “호탕한 이미지에 사업가적 수완은 뛰어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간간히 모습을 드러낸 위디스크 직원들을 양 회장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 ‘모른다’ 또는 ‘본 적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하는 등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위디스크는 이날 취재가 시작된 지 30여분 뒤 사무실의 불을 모두 꺼버리며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다.

위디스크는 30일 오후 9시경 취재가 시작된 지 30여분만에 불을 모두 끄고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했다. 사진=조성호 기자

양 회장은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를 통해 지난 2015년 전직 직원을 무차별 폭행한 영상과 함께 직원 워크숍 자리에서 일본도와 석궁을 이용해 닭을 죽이라는 영상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양 회장은 국내 웹하드 업계 1위와 2위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업체는 회원들이 올리는 영상물 등 각종 자료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그는 이를 통해 상당한 재력을 갖게 되면서 웹하드 업계에서 큰손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11년에는 영화와 드라마 등의 저작물 5만여건을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에 업로드하고 방송사 등 저작권자와 계약을 맺고 다운로드 건수를 조작해 저작권료를 가로챈 혐의가 적발돼 구속되기도 했다. 당시 그가 챙긴 저작권료는 152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양 회장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광역수사대 등을 투입하기로 했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이날 “양 회장 관련 보도를 통해 폭행뿐만 아니라 동물학대 등 다양한 혐의점이 인지됐다”며 “사이버수사대, 지능팀 등으로 구성된 기존 전담팀에 광역수사대까지 투입해 수사 인력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지원 인터넷 서비스는 '위디스크'를, 선한아이디는 '파일노리'를 서비스하는 사업자다. 양진호 회장은 두 곳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사진=조성호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