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렌탈시장 40조 성장 예고 긍정적…업계 경쟁력 확보ㆍ경영 전략 변수될 듯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그룹 상징이었던 코웨이(옛 웅진코웨이)를 재인수하기로 하면서 옛 명성을 되찾을지 관심이 모인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웅진그룹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은 지난 29일 코웨이 주식 지분 22.17%를 1조684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웅진이 코웨이를 매각한지 5년 7개월 만이다. 주식매매계약(SPA)파트너는 MPK파트너스로, 옛 웅진코웨이 매각 파트너다. 매각대금은 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마련했다.

이번 코웨이 매각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역할이 컸다. 웅진과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지분 블록딜을 놓고, 소송을 펼칠 정도로 우호적이지 않았지만,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웅진과 손잡으면서 부족한 자금조달능력을 보완했다. 인수금융 마련도 스틱인베스트먼트 가세로 힘이 더해졌다는 후문이다. 관련업계는 MBK파트너스 코웨이 투자 순수익을 1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대 방판 인프라 구축

코웨이 인수 예정일은 내년 3월 15일로, 인수가 마무리되면 웅진그룹 자산 총계는 2조5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또 방문판매 인프라도 3만3000명에 이르는 거대 유통망도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재계의 관심은 이번 재인수가 그룹 재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코웨이가 국내 생활 렌탈 시장 1등 자리를 수성하고 있고, 관련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렌탈 시장은 정수기나 비데뿐만 아니라 침대 매트리스, 의류 건조기 등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IoT 기기가 늘어나면서 관련 제품이나 헬스케어, 웨어러블 렌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오는 2020년 4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다.

그룹 재건 변수들

물론 변수도 있다. 렌탈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점과 웅진 인수 후 현재 경영전략이 변화할 가능성도 예측되는 점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생활가전 렌탈 시장의 점유율 1위는 코웨이다. 국내 누적 계정만 580만 대로 2위 업체들 계정과 3배 이상 많다. 독보적인 위치다. 최근 2위 업체로 부상한 SK매직(옛 동양)은 누적계정 150만 대 가량이고 그 뒤를 이어 청호나이스 140만 계정, 쿠쿠홈시스 130만 계정으로 파악되고 있다. 교원그룹 교원웰스 렌탈 계정수는 57만 가량이다.

경영전략 변화도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코웨이가 웅진에서 독립된 후 성장세가 가팔랐기 때문에 웅진 재인수 후 경영전략 변화로 움츠릴 수 있다는 증권가의 시각이다. 달리 말하면 웅진 계열사 시절 코웨이 경영전략이 맞지 않았던 만큼 재인수시 반복될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것.

“코웨이 통해 재기”

윤 회장의 그룹 재건 의지는 확고하다. 윤 회장은 지난 29일 코웨이 인수에 성공한 뒤 울 종로구 종로플레이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것을 다 바쳐 코웨이를 키우고, 다시 웅진그룹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재건은 코웨이를 중심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웅진은 일부 계열사를 정리하고 웅진코웨이 브랜드를 다시 선보일 계획이다. 윤 회장은 직접 경영을 맡았던 계열사인만큼 코웨이와의 원만한 결합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웅진은 2007년 극동건설을 사들이는 등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건설·금융·교육·에너지 분야를 넘나드는 대기업으로 성장했지만, 2012년 극동건설이 건설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사세가 줄어들었다. 이 당시 그룹의 상징이자 알짜 회사인 웅진코웨이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해 자금 위기를 넘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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